이라크 전쟁이 자칫 장기전화할 조짐이다. 바그다드 대공습에 이은 지상군 투입으로 기세를 잡은 미국은 전쟁의 조기종료를 암시했으나, 이라크군의 게릴라식 항전으로 미·영 연합군의 작전수행은 적잖은 차질을 빚고 있는 것 같다. 부시 미국 대통령조차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경고했다.이 같은 조짐은 지상전에서 감지되고 있다. 미·영 지상군이 처음 큰 저항없이 이라크에 교두보를 쉽게 마련했으나 바스라를 비롯한 곳곳에서 이라크군의 큰 저항으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오직 국내 여론을 업고 싸우는 미군에게는 큰 부담이다. 모래폭풍과 사막의 더위까지 예고되고 있어 속전속결을 원하는 연합군에게는 더욱 악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곧 시작될 바그다드 대회전이 분수령이 될 것 같다. 미군의 발표와는 달리 후세인의 정예 공화국수비대는 시가전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엔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전쟁을 했던 91년의 걸프전과는 상황이 판이하다. 나라가 없어질 위기에 처한 이라크인들이 수도를 점령하려는 연합군에 저항할 것은 너무 뻔해 보인다.
전쟁의 장기화는 재앙이다. 양측 군의 피해가 커지는 것은 물론 민간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이라크군은 시민을 인간방패로 삼을지 모르며, 이럴 경우 민간인의 피해는 상상을 불허한다. 전쟁의 장기화는 국제질서 자체를 예측할 수 없는 사태로 내몰 수도 있다.
국내의 반전운동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정부도 더욱 운신의 폭을 제한받게 된다. 경제적인 타격은 전쟁의 시간과 비례하게 될 것이다.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안보와 경제운용 등에 한치의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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