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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하나로 경영권 장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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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하나로 경영권 장악할까

입력
2003.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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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계열 데이콤이 28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을 장악하려는데 대해 하나로통신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삼성, SK, 대우증권 등 주요 법인 주주들이 최고경영진 교체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하나로통신의 경영권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분율 15.9%(LG화재 포함)로 하나로통신의 최대주주인 LG그룹은 최근 삼성, SK 등 주요 법인주주에게 이번 주총에서 신윤식(사진) 대표이사 회장을 교체하는데 동의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이번 주총으로 3년 임기가 끝난다.통신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하나로통신에 대해 최대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 LG그룹측이 신 회장 체제를 바꾸기 위해 주요 법인 주주들을 설득하고 있다"며 "주총 지분 확보전은 데이콤이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콤측은 특히 신 회장이 최근 13억5,000만 달러의 외자유치에 실패한 것을 들어 대표 이사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파워콤을 인수한 데이콤이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을 장악, LG그룹 차원의 통신 전략을 재구축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하나로통신측은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LG그룹이 이제 와서 경영권을 노리는 것은 최근 하나로통신의 경영실적이 호전되는 등 사업 가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하나로통신은 특히 외자유치 무산의 책임을 하나로통신에 돌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고, 첫 영업이익을 내고,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도 크게 느는 등 경영실적이 좋은데 왜 최고경영진이 물러나야 하느냐"며 "추가 투자 없이 창사 이후 독립적으로 경영돼 온 하나로통신을 장악하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하나로통신 이사회는 지난달 말 신 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다시 추천키로 결의했다.

현재 삼성그룹(8.5%), SK그룹(5.5%), 대우증권(4.3%) 등 LG그룹을 제외한 하나로통신의 주요 법인 주주들은 신 회장 교체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SK그룹 고위관계자는 "신 회장 문제에 관여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까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만약 삼성과 SK가 LG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되는 이사 선임에서 LG측이 이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업계 일부에서는 하나로통신이 확실히 동원할 수 있는 지분은 1.1%에 불과한 우리사주조합 밖에 없어 표 대결이 벌어질 경우 신 회장이 연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기도 하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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