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濠·英 여배우 할리우드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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濠·英 여배우 할리우드 점령

입력
2003.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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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영국 출신 여배우가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었다.'디 아워스'(감독 스티븐 달드리)에서 자살한 영국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 역을 완벽하게 소화, 여우 주연상을 수상한 니컬 키드먼(36)은 "러셀 크로가 울지 말라고 했는데…"라고 눈물을 흘리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세상이 전쟁으로 시끄러운데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예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9.11 이후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잃고 슬픔에 잠겨 있지만 그래서 우리가 더욱 영화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밝혔다.

니컬 키드먼은 버지니아 울프의 연기를 위해 코를 길게 붙이는 한편 왼손잡이로서 오른손잡이 버지니아 울프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등 뛰어난 외모 변신과 내면 연기로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러셀 크로와 더불어 가장 성공한 호주 배우로 불리는 니컬 키드먼은 하와이에서 태어나 어려서 임상의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호주로 이주,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톰 크루즈 주연의 '폭풍의 나날'로 할리우드에서 큰 성공을 거둔 키드먼은 영화에서의 인연으로 90년 톰 크루즈와 결혼했으나 2001년 이혼했다. 이혼 후 '물랑루즈' '디 아더스' 등에 출연하며 전세계 영화계의 히로인으로 굳건한 위치를 굳히고 있다.

뮤지컬 영화 '시카고'에서 1920년대 시카고를 뒤흔든 여죄수 벨마 켈리 역으로 여주 조연상을 수상한 캐서린 제타 존스(34)는 임신한 몸으로 연기하고, 출산 예정일을 2주 앞둔 만삭의 몸으로 수상해 더욱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나의 영국신사(숀 코너리)로부터 상을 받으니 황홀하다. 호르몬이 너무 빨리 흘러 나와 주체할 수 없다"며 기쁨에 겨워한 그는 "아들 딜런이 집에서 이 장면을 보고 있을 것"이라며 가족에게 영광을 돌렸다. 남편 마이클 더글러스와의 사이에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는 그는 행사장 밖에 앰뷸런스를 대기해 두고 시상식에 참석했다.

영국 웨일스 출신인 제타 존스는 어릴 때부터 '애니' '벅시 맬론'등 뮤지컬 무대를 통해 다진 춤과 노래, 연기를 십분 발휘, 카리스마 넘치는 '벨마 켈리'를 연기했다. 주연(르네 젤웨거) 뺨치는 조연이라는 평을 얻으며 일찌감치 여우 조연상감으로 '낙점' 됐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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