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2003년은 두 편의 '매트릭스' 속편의 해가 될 것 같다. 1999년 래리와 앤디 워쇼스키 형제가 감독한 '매트릭스'(The Matrix)는 인간 세상을 점령한 기계에 대항해 싸우는 소수 정의한의 활약을 그린 공상과학 액션스릴러. 특히 무협 개념을 도입한 액션의 우아함과 세련미로 젊은 팬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전편이 만들어진 지 4년 째인 올해 이 영화의 2편과 3편이 잇달아 개봉될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이 크다. 2편 '매트릭스:리로디드'(The Matrix Reloaded)는 5월16일, 3편 '매트릭스:리볼루션'(The Matrix Revolutions)은 11월 초에 개봉된다. 속편들은 2001∼2002년 270일 간 호주에서 동시에 제작됐고 총 제작비는 3억 달러를 넘는다.
2편에는 전편에서 기계에 대항해 싸우는 선택된 인간 네오(키아누 리브스)와 그의 여성파트너 트리니티(캐리 앤 모스), 또 다른 주인공 모피어스(로렌스 피시번) 및 네오의 적수인 에이전트 스미스(휴고 위빙) 등이 재등장한다.
지구의 핵심에 있는 마지막 인간의 도시 자이언의 장소를 포착한 기계들이 오징어처럼 생긴 수천의 자살특공대를 동원해 이를 초토화하려 한다. 인간의 유일한 희망은 귀신처럼 사라졌다가 재출몰하는 쌍둥이 악한이 감시하는 작은 아시안 키메이커(랜달 덕 김)를 찾아내는 것. 그가 기계 세상으로 통하는 모든 문의 열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장시간 계속되는 고속도로 위 추격장면. 트리니티와 모피어스가 키메이커를 붙잡아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하는 뒤를 미사일을 운전하는 수많은 에이전트들이 추격한다. 이 추격장면은 초고속으로 달리는 차 속과 지붕 위에서의 격투와 에이전트가 달리는 차의 지붕에서 다른 차의 후드로 뛰어 넘으며 발로 차를 차 박살내는 등의 가공할 액션으로 구성됐다. 워쇼스키 형제는 이 장면을 찍기 위해 LA인근 알라메다의 옛 미 해군기지에 2마일 길이의 고속도로를 240만 달러를 들여 건설했다.
제3편은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 대 기계의 전면전. 영화의 대부분이 매트릭스 내의 폐허가 된 미래의 진짜 세상에서 진행되는데 제작자인 조엘 실버는 17분간 계속되는 클라이맥스 전투 장면은 여태까지 그 어느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박력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4,300만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 한편 두 형제 감독은 속편 개봉에 맞춰 비디오게임과 단편 만화영화 모음도 함께 내놓을 예정이다.
/한국일보 미주 본사 편집위원·LA 영화비평가협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