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인터넷 서비스에 사용되는 2.3㎓ 대역 주파수 확보전이 뜨겁다. 휴대인터넷은 이동 중에도 노트북PC나 개인휴대단말기(PDA)로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특히 2.3㎓ 대역 주파수는 휴대인터넷뿐 아니라 음성통신까지 가능해 이동통신 업자들 사이에서는 과거의 IMT2000 사업자 선정 경쟁에 비견될 정도의 경쟁 열기가 느껴진다.휴대인터넷이란
지금까지 초고속 인터넷은 대부분 전화선이나 케이블 망 등을 이용한 유선기반 서비스였다. 물론 KT의 '넷스팟' 등 2.4㎓ 대역 주파수를 이용한 무선 랜 서비스와 휴대전화를 이용한 cdma2000-1x EV-DO 서비스 등 무선인터넷 서비스도 있으나 둘 다 한계가 있다. 2.4㎓ 무선 랜은 기지국에서 반경 수십m 내에서만 이용할 수 있고, 이동 중에는 사용할 수 없다. 기지국 당 가입자도 수십명으로 한정된다. 또 cdma2000-1x EV-DO는 전국에 촘촘히 깔린 이동전화망을 통해 고속으로 이동할 때도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요금이 매우 비싸고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
반면 2.3㎓ 휴대인터넷은 요금도 저렴하고 이동하면서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어 양 서비스의 장점을 고루 갖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까지의 기술력으로는 걷는 속도 이상으로 움직이면서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기술이 조금 더 발전하면 고속 이동 시에도 이용이 가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유무선통신사업자간 이해 엇갈려
그러나 2.3㎓ 주파수가 각광 받는 것은 단순히 이동하면서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은 아니다. 이 주파수 대역은 음성서비스가 가능해 이동전화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가능성은 향후 4세대 이동통신사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관련 업체들이 사활을 건 확보 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얼마 전까지만 해도 2.3㎓ 주파수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이동통신사업자들도 최근 미국의 플라리온사와 기술 제휴를 맺고 테스트에 들어가기로 하는 등 주파수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SK텔레콤 등은 "2.3㎓ 대역의 주파수는 기존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보다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이동통신사업자에게 할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KT와 하나로통신 등 유선통신사업자들은 더욱 적극적이다. 하나로통신은 지난해 2월께 해당 서비스의 시연회를 개최했고, KT도 지난 13일 광화문 사옥에서 사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휴대인터넷 서비스를 시연했다. 이들은 이 주파수대역이 휴대인터넷 용으로 규정된 만큼 유선 초고속인터넷의 연장선상에서 유선통신사업자에게 분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또 외국에 비해 서비스 시기가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올해 안에 주파수 할당을 해야 한다며 정보통신부에 압력을 넣고 있다.
정통부는 연내에 기술표준과 사업자선정 방식을 확정하고, 내년에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정통부는 주파수 할당을 서두르면 CDMA의 사례처럼 기술종속 우려가 크고, 표준기술 확정과 함께 국내 장비업체들의 장비개발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장비 역시 외산 의존도가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통신서비스 시장의 흐름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음성에서 데이터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무선통신사업자들의 2.3㎓ 대역 주파수 확보전은 앞으로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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