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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의 수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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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의 수애

입력
2003.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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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사제의 사랑이란 파격적 소재에 갓 데뷔한 신인의 주역 발탁. MBC 미니시리즈 '러브레터'(극본 오수연, 연출 오경훈)의 모험은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 SBS야인시대와 KBS 아내의 기세에 눌려 시청률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작품성은 꽤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될 성 부른' 신인 연기자를 발굴한 것이 큰 수확이다.여주인공 은하 역의 수애(22)는 차분하고 강한 연기로, "대성할 물건"이라는 오경훈 PD의 예고가 허언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처음에는 시청률이 낮아 많이 속상했어요. 이제는 시청률 1,2%에 연연하지 않고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 뿐이에요."

MBC 의정부 스튜디오에서 만난 수애는 조용하지만 당차게 말했다. 지쳐 보인다고 하자 "방금 눈물 연기를 끝내고 나와서 그래요, 석달째 아침 7시부터 다음날 새벽 1,2시까지 촬영하는 강행군을 하고 있는데도 몸무게가 3kg이나 늘었으니 일 체질인가 보지요"라고 받는다.

그는 고교 졸업 후 1년쯤 잡지 표지모델을 하다가 단짝 친구들과 댄스그룹으로 나서려고 준비하던 중 현재 소속돼 있는 기획사 사장의 눈에 띄어 연기자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9월 데뷔작인 '베스트극장 첫사랑'에서 연기력을 인정 받았고 얼마 전 종영된 '맹가네 전성시대'로 연속극에 처음 얼굴을 내밀었다가 곧바로 미니시리즈 주역에 발탁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주먹코 좀 고쳐라, 그런 얘기 많이 듣는다"는 말처럼 그는 요즘 널린 만든 듯한 예쁜 얼굴은 아니다. 대신 판에 박힌 미인들과는 다른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도 흠이라면 흠. 하지만 그는 "내 목소리를 아주 좋아한다"며 "불편하게 들렸다면 훈련이 부족한 탓이고, 언젠가는 들을수록 편안한 목소리라는 말을 들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 그도 콤플렉스가 하나 있다. 덧니다. 실물보다 화면에서 더 도드라져보여 모 항공사 CF를 찍었다가 불방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발음도 걸림돌이다. 그래서 대사가 긴 장면을 찍기 전에는 차안에서 볼펜 물고 침을 흘려가며 피나는 연습을 하고 있다.

'러브레터' 방송 이후 다음 카페 팬클럽 회원이 3만5천명으로 불면서 '안티'도 덩달아 늘었다. 여상 나온 것 트집잡고 옛날 사진 띄워놓구 못생겼다고 구박하는것까지는 "떳다는 뜻이겠지"하고 참았지만 구두 수선 일을 하는 아버지를 놀려댈 때는 마음이 많이 아팠다. "아버지께서 일을 그만두겠다고 하시길래 구두 수선하는 게 뭐가 창피하냐며 말렸어요"

그는 실제 극중 상황에 처한다면 "나를 더 사랑해 주는 정우진을 택하겠다"고 말한다. 끝으로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결말을 물었으나 답이 신통치가 않다. "저도 몰라요. 알아두 가르쳐 드리면 재미 없잖아요. 한가지 확실한 것은 심장병 앓는 은하가 절대 죽지 않는다는 거예요."

이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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