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병'인 결핵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는 데다가 특히 20대의 발병률이 높아 다이어트 등으로 인한 젊은 층의 영양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보건복지부와 한국결핵협회는 24일 결핵의 날을 맞이해 2002년 결핵환자 신고현황을 분석한 결과 "70대, 60대에 이어 20대의 감염률이 높다"고 밝혔다. 인구 10만명당 환자 수가 70대 이상 198.9명, 60대 124.9명인데 비해 가장 건강해야 할 20대에서 90.3명으로 나타난 것. 전체 발생환자 수가 일본의 2.4배인데 비해 20대 환자수는 일본의 6배로 분석됐다. 우리나라 결핵 환자는 약 22만명, 인구 200명당 1명꼴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결핵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란병원 내과 송호진 과장은 "보통 건강한 사람은 결핵균을 흡입하더라도 감염되지 않는데, 병원을 찾은 20대 결핵환자의 경우 무리한 다이어트나 영양 불균형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원래 결핵의 주 감염대상은 노인, 당뇨병·간질환·만성신부전증 환자, 알코올중독증, 스테로이드나 항암제 등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약을 투약받는 환자 등이다.
결핵의 96%에 해당하는 폐결핵의 경우 주로 미열, 체중감소, 식은땀 등 증상이 나타난다. 이밖에 기침, 가래, 가슴통증, 호흡곤란, 권태감, 식욕부진 등을 느낀다. 처음엔 감기로 여기다가 서서히 만성화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감염사실을 잘 모르는 수가 많다. 이밖에 결핵균이 감염된 장기에 따라 늑막결핵일 경우 가슴통증·가침·호흡곤란·발열, 장결핵일 때 복통·설사·헛배, 림프선 결핵일 경우 목 주위 림프선이 혹처럼 비대해지는 것, 신장결핵일 경우 소변에 적혈구·백혈구가 포함돼 심하면 고름처럼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을지대학병원 호흡기내과 한민수 교수는 "이러한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되면 결핵 검사를 받아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결핵이 잘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결핵균이 약에 대해 내성을 갖고 계속 변이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는 가장 강력한 결핵약에 대해서도 내성을 보이는 다중 약물 저항성 결핵이 중국, 인도, 아프리카 일부 국가, 구소연방에 속했던 에스토니아·라트비아 등에서 증가하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때문에 결핵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6∼9개월간 결핵약 복용을 절대 임의로 중단하지 않는 것이다. 주로 쓰이는 결핵약은 아이나, 리팜핀, 에탐부톨, 피라진아마이드 등으로 내성을 막기 위해 3,4종의 약을 동시 복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고대 구로병원 호흡기내과 심재정 교수는 "리팜핀 복용시 소변, 눈물, 콘택트렌즈 등이 오렌지색으로 변한다거나, 위장장애나 피부발진과 같은 가벼운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엔 치료를 계속해도 괜찮으며, 심한 간염·시력 및 청력 장애 등이 나타날 때는 즉시 주치의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결핵 환자 가족의 경우 환자가 약을 복용한 지 2주가 지나면 전염력이 떨어지므로 식사를 같이 하거나 의류 침구 등을 소독하지 않아도 옮을 우려는 없다. 다만 결핵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지내왔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가족, 특히 5세 미만 어린이는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신생아에겐 올 3월부터 생후 1개월 이내(이전엔 생후 1년 이내) 결핵예방접종(BCG)이 의무화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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