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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당황하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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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당황하는 미국

입력
2003.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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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전 초반 승승장구하던 미·영 연합군에 전사자와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미국인들 사이에 전의(戰意)와 우려의 분위기가 교차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어느 정도의 전사자 발생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피해가 예상외로 커지고 있는 데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기색이다. 사상자가 더 늘 경우 유엔 승인 없이 전쟁 강행을 성토하는 반전 세력의 주장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미국의 언론들은 전망했다.알 자지라, 미군 포로 방영 논란

23일 아랍어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 방송에 방영된 미군 시신과 포로 인터뷰 장면을 CNN 등을 통해 지켜본 미국인들은 미군 포로의 처참한 모습에 경악하면서 이를 여과 없이 내보낸 알 자지라 방송에 분노를 표시했다.

알 자지라 방송은 이라크 TV 화면을 받아 최소 5명의 미군이 검게 타고 핏자국이 낭자한 상태로 널브러져 있는 장면과 여군을 포함한 5명의 미군 병사들이 공포에 가득찬 표정으로 이라크 TV 방송의 인터뷰에 응하는 장면을 방영했다.

포로로 붙잡힌 아들(23)의 모습을 본 미 뉴멕시코주의 여성은 "사로 잡힌 아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악몽과 같다"고 말했다.

다른 미국인들도 1993년 소말리아 내전 당시 소말리아 군중들이 미군 병사의 시신을 끌고 다니는 장면을 떠올리면서 이번 전쟁에 대한 지지 결의를 다지거나 향후 더 많은 전사자가 나올 가능성을 염려했다.

일부 언론들은 결국 소말리아에서 미군이 결국 철수하게 된 사실을 들어 이라크가 이번 전쟁에 대한 미국의 결심을 시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라크가 미군 포로를 부당하게 대할 경우 전범으로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 했으며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은 "포로들의 모습이 TV에 방영된다면 제네바 협약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알 자지라측은 "우리는 화면을 만들어내지 않았다"며 "이것은 전쟁의 한 단면이며 전쟁의 모든 측면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반박했다.

조기 승전 기대 경계하는 미 수뇌부

부시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전시 지도부는 고통 없는 조기 승전에 대한 국민들의 지나친 기대를 경계하면서 앞으로도 어렵고 힘든 전투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훌륭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나는 이것이 거친 싸움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후세인에게 경고한다"고 말했다.

럼스펠드 장관도 NBC 방송에 출연, "승리가 확실하지만 이를 쉽게 달성하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전쟁은 예측이 불가능한 것이며, 수 많은 난관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고 낙관론을 경계했다.

작전 오류 지적

미군의 작전 실패나 오류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남부 나시리야에서 치열한 전투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함에 따라 이라크 지도부와의 비밀 투항 협상 등을 통한 속전속결식 전략에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라크군이 매복이나 민간인으로 위장, 또는 거짓 투항 후 공격에 나서는 등 게릴라식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작전 위험이 고조되고 전략의 효율성 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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