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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야간대학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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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야간대학이 사라진다

입력
2003.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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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서민과 근로자들의 대학교육 터전이었던 야간대학에 일반 학생들이 몰려 들면서 각 대학이 앞다투어 야간대학을 주간대학으로 전환해 운영하고있다. 야간대학들은 정원이 정식 교육부 모집정원으로 집계되지 않는다는 점을 활용, 신규 과를 개설한 후 이를 주간으로 편법 운영하는 경우까지 나오고있다.야간대학으로 출범했던 서경대는 최근 3∼4개 과만 남겨놓고 모두 주간으로 전환했다. 한성대 역시 마찬가지. 서울 시내 명문 야간대학도 최근 2∼3년 새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들거나 아니면 아예 신입생을 받지 않는 곳도 있다. 단국대의 경우 2000년까지 11개과 600명의 야간대학 모집인원을 최근 3년 새 7개과 300명으로 절반정도 줄였고 동국대는 광고·중문·북한·국제학과 등 인기 신설 야간학과를 주간으로 전환했다. 성균관대와 중앙대는 2002년부터 아예 야간대학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의 총 정원은 정해져 있지만 야간과 주간의 정원 차별은 없다"며 "주간 대학 학생정원이 부족한 경우가 발생하면 야간 학생들을 주간으로 돌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각 대학이 표면적으로 밝히는 야간대학 축소 이유는 학생들 중 취업자가 아닌 일반 재학생 비율이 늘어나기 때문. 실제로 지방대 취업률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자 수도권 야간 대학에 일반 학생들이 진학하는 비율도 부쩍 늘었다. 소수 정원의 취업자전형을 제외하면 일반전형에서는 일반 학생들끼리 경쟁하는 대학이 대다수다. 주·야간이 동시에 운영되는 학과의 경우 주간학과와 야간학과의 커트라인이 20∼30점 가량 차이가 나기도 한다. 어진우 단국대 입학처장은 "한 대학 안에서 주간대학과 야간대학의 점수차는 중위권과 하위권 대학의 차이"라며 "학교 이미지를 고려해 야간대학 비중을 줄여나가는 것이 추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야간강좌 축소는 대학 측의 편의를 위한 것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있다. 김길태 전 성균관대 야간대학 총학생회장은 "경제적 이유로 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던 서민과 근로자들에게 학습의 기회를 제공했던 야간강좌가 사라지는 것에 아쉬움을 느낀다"며 "평생교육의 장이라는 대학의 사회적 기능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주 한국교육개발원 기획처장은 "대부분의 사립대가 부족한 재정 충원을 위해 야간대학 정원을 늘렸다가 비용절감을 위해 다시 주간으로 통합하고 있다"며 "교육부가 이를 무조건 허용할 것이 아니라 원칙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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