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굴비인줄 알았는데 먹고 나니 중국산이었다면 손님이 기분 나쁘지 않겠습니까."14일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선출된 김재정(63) 당선자는 24일 보건의료계의 제반 문제에 대해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면서 합리적 해결을 촉구했다. 그는 특히 보건복지부가 검토 중인 성분명처방(의사는 처방전에 성분명만 명시하고 약사가 같은 성분의 약품들 중 하나를 골라 조제)과 대체조제 문제에 대해 '영광굴비론'을 내세웠다.
5월1일 정식으로 취임하는 김 당선자는 "동등한 약효가 검증되지 않은 약을 주는 것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성분명 처방은 의사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당선자는 "정부와 모든 문제를 대화로서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하지만 의사의 진료권과 처방권에 대한 침해는 목숨을 걸고 막겠다"고 못박았다.
시민단체 등에서 주장하는 처방전 2매 발행에 대해서도 "정작 중요한 것은 약사가 환자에게 어떤 약을 주었는지에 대한 조제내역서"라며 "그럼에도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 검사와의 대화처럼 의약분업 등 제반 보건의료 문제에 대한 대통령과의 '논리대결'을 제의하기도 했다. 김 당선자는 "건강보험이나 의약분업이나 문제점을 안고있는 사안에 대해 재평가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당선자는 1999년 의권쟁취투쟁위원회 초대 회장을 역임했고 2000년 의협회장 당시 의약분업에 대한 항의로 의료계 휴·폐업을 주도, 옥살이를 하는 등 '투사적 이미지'가 강하다. 그는 "의약분업 당시 국민에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국민의 공감대를 얻는 의사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고려대 의대를 나온 정형외과 전문의로 중앙대 교수를 역임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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