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연합군은 이라크전 개전 나흘째인 23일(이하 현지시간) 남부 전략요충지 바스라를 사실상 장악하고, 공습재개와 함께 최정예 미 제101공중강습사단(AAD)이 바그다드로 진격하는 등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연합군은 움 카스르와 나시리야 등에서 예상을 뛰어 넘는 이라크군과 민병대의 게릴라전에 부딪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라크군의 저항
개전초기 미군의 엄청난 화력에 밀려 '충격과 공포' 속에 주저앉는 듯 보였던 이라크군은 23일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AFP통신은 연합군이 이날 그동안 주요 장애물로 여겼던 유프라테스 강을 건넌 이후 오히려 거센 저항에 맞닥뜨렸으며 후방에도 여전히 불씨가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교전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진 곳은 바스라 남부의 항구도시 움 카스르. 3일 전부터 미 해병대에 사실상 점령된 것으로 알려졌던 움 카스르에서는 이날까지 연합군과 민간인 복장을 한 120여명의 이라크 민병대 간의 시가전이 이어졌다. 연합군은 M-1 에이브럼스 탱크 등을 앞세워 제압에 나섰지만 도시 건물을 방패 삼아 '치고 빠지기'식 게릴라 전술을 구사하는 이라크 민병대와 하루종일 지루한 공방전을 벌였다. 이 교전은 CNN 등을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모하메드 사에드 알 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은 "움 카스르의 영웅들이 침략자들에게 커다란 교훈을 주었다"고 말했다.
이라크 언론들은 남부군 사령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제47사단 3연대가 파오, 루메일라, 비행장이 있는 텔릴, 사마와 일대에서 연합군 진격을 물리쳤으며, 주민들도 총을 들고 싸움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지상군 진격과 공습
연합군은 바그다드로 향하는 길목의 거점도시 나시리야를 점령한 데 이어 쿠웨이트에 주둔중이던 미군 제101 공중강습사단 제1전투여단 병력 6,000여명이 북북동쪽 전선을 향해 이동을 시작했다. BBC 방송은 미 지상군이 바그다드 남쪽 100㎞ 지점까지 진격, 이라크군과 교전을 벌였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이날 새벽 이라크 중부 나자프 남동쪽 70㎞ 지점에서 미군 제 3보병 사단과 이라크군간 교전이 벌어졌으며 이는 전쟁 발발 후 바그다드에서 가장 근접한 지역에서 이뤄진 전투라고 설명했다.
영국 옵서버지 인터넷판은 바그다드에 미군 특수부대가 진입했으며, 미 중앙정보국(CIA)요원 등 준군사부대원들이 활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수부대는 전략목표물 설정과 이라크측의 방어 준비를 감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군은 23일 오전 바그다드와 북부의 모술에 대한 폭격을 계속했다. 공습은 오전 9시께 바그다드 남부 교외에 집중됐고, 이라크의 대공포도 불을 뿜었다. 미군은 처음으로 공습에 무인전투기(UAV)를 동원했다. 미군은 함정들과 전투기들을 동원, 이라크에 500발 이상의 크루즈 미사일 공격을 가하고 수 백 발의 정밀유도무기를 투하했다고 발표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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