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나흘째인 23일 미국과 영국 지상군은 바스라, 나시리야 등 이라크 남부 주요 도시를 차례로 장악한 데 이어 수도 바그다드를 향해 진격을 계속했다.미군 제3보병사단은 이날 나자프를 지나 바그다드 남방 약 100㎞ 지점까지 진격, 이라크군과 전투를 벌였다고 이 부대 종군기자인 AFP통신 특파원이 보도했다. 이라크 집권 바트당은 "나자프 부근에서 교전 끝에 미군을 격퇴했으며, 이 과정에서 나자프 지역 당 지도자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미 국방부는 바그다드 진격이 "인상적으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연합군이 시간당 9㎞속도로 진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측통들은 이에 따라 바그다드 입성이 이르면 24일(현지시간)께 시작돼 치열한 시가지 전투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미군 최정예 부대인 101공중강습사단 병력 6,000여 명도 이라크 남부를 지나 바그다드로 진군하고 있다.
미군은 이날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장악지역에 특수부대를 침투시켰으며 제4보병사단을 주축으로 한 병력 3만명을 수일 내에 걸프 지역에 추가로 파견할 계획이라고 군 관계자가 말했다.
바그다드와 함께 북부 모술, 키르쿠크 등에 대한 공습은 나흘째 이어졌다. 연합군은 이날 밤 2차례 바그다드 외곽 등에 파상 공습을 한 데 이어 23일에도 영국 페어포드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B-52 장거리 폭격기 등으로 여러 차례 미사일과 폭탄을 퍼부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전쟁 기간을 줄이는 유일한 길은 '결정적인 무력'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대규모 공세를 예고했다.
한편 영국 공군 토네이도 전폭기 1대가 이라크 폭격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던 중 쿠웨이트 북부 미군 기지에서 발사한 패트리어트 미사일에 맞아 격추됐다. 이 사건은 이번 정쟁에서 연합군간 오인 사격에 의한 첫 피해 사례로 기록됐다.
이라크군의 저항도 만만치 않아 이날 이라크 중부지역을 정찰하던 미군 제3보병사단 소속 병사 4명이 매복중인 이라크군의 수류탄 공격으로 전사했다고 영국 스카이 TV가 보도했다. 이로써 연합군 사망자 수는 25명으로 늘었다.
연합군의 공습으로 바스라에서 77명과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거주지역에서 45명이 숨지는 등 지금까지 민간인 사망자만 120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군은 지금까지 미영 연합군 40명을 생포하고, 바그다드 교외 상공에서 미군 전투기 한대를 격추, 탈출한 조종사 2명을 생포했다고 주장했다. 두바이 소재 아라비아 TV는 최대 20명의 미군 특수부대원이 바그다드 진입 작전 도중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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