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통사고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씻는 길은 너무나 간단합니다."19일부터 전국 500여 초등학교 인근 횡단보도에서 안전하게 길 건너는 방법을 교육중인 세이프키즈코리아(SAFE KIDS Korea)의 허억(43·사진) 사무국장은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교육의 '전도사'로 통한다.
어린이 사고 예방에만 10여년을 매달리느라 마흔에야 결혼한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습관처럼 건네는 말이 있다. "어른들의 잘못된 무단 횡단을 모방하다 사고로 목숨을 잃는 어린이가 너무 많다." "보행전 멈추는 습관, 운전자와 눈을 맞추는 습관, 차를 보면서 건너는 습관만 길러도 사망자는 현재의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등등.
10년 전 한해 1,600명에 달하던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그의 집념어린 노력으로 지난해 351명까지 줄었지만 그는 아직도 만족스런 표정이 아니다. 스웨덴과 같은 양질의 교통환경을 어린이들에게 제공하고 싶었던 그는 지난해부터 '대교눈높이 자원봉사단' 1만명과 함께 교육활동을 시작했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그가 어린이 교통사고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88월 8월 조카가 교통사고로 숨지면서부터. 이듬해 3월 성균관대 행정대학원 교통행정학과 1기생으로 입학하고 90년 6월에는 본격적인 활동을 위해 직장도 그만뒀다. 석사논문 준비과정에서 외국의 경우 시민단체의 운동이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에 큰 역할을 했음을 알았기 때문. 이때부터 단체 설립에 매진, 92년 어린이교통안전협회 창립을 주도했고, 95년에는 어린이교통안전연구소를 설립했다.
IMF사태로 국내 기업의 후원이 어렵게 된 99년에는 미국 워싱턴으로 건너가 세이프키즈 마크 아인켈버그 회장을 만나 한국지부 설립을 당부했다. 마침내 2001년 세이프키즈코리아가 설립되면서 국내외 기업의 안정적인 후원금과 함께 선진국 사고 예방 노하우까지 확보하는 성과를 얻어내기도 했다. 허 국장은 올 3월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박사과정에 입학, 본격적인 교통 전문가로서의 삶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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