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넘버원이다."제2선발 강등으로 개막전 선발투수의 영예마저 빼앗긴 박찬호(30·텍사스 레인저스)가 23일(한국시간)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2연승을 거둔 직후 내뱉은 일성이다. 항상 에이스다운 자존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는 의지이자 자신감의 표현이다.
이날 5이닝 동안 보여준 박찬호의 위력적인 투구가 이 같은 각오를 뒷받침했다. 박찬호는 시범경기 들어 가장 빠른 150㎞의 강속구를 무기삼아 산발 5피안타에 삼진을 6개나 잡아내며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프 에인절스의 강타선을 1실점으로 요리했다. 팀의 4-3승리를 이끈 박찬호는 특히 3회 1사 이후 팀 새먼, 개럿 앤더슨, 트로이 글로스 등 클린업 트리오를 연속 삼진으로 솎아내면서 2선발투수로 밀려난 아쉬움을 달랬다. 75개의 투구 중 52개를 스트라이크로 잡아낼 만큼 제구력에서도 안정감을 찾는 모습을 보여줬다. 1실점은 2회 브래드 풀머에게 맞은 우월 1점 홈런이다.
박찬호의 2연승은 교정 중인 투구 폼이 제자리를 찾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박찬호는 경기 뒤 "투구 때 하이킥 동작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면서 빠른 볼이 다저스 시절만큼 좋아졌다"고 말했다.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마지막 선발 자리를 노리는 김선우(25)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2승째를 올리며 방어율 1점대에 진입했다. 김선우는 5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3삼진, 무실점으로 방어율 1.80을 기록했다. 몬트리올의 4-0 완승.
최희섭(24·시카고 컵스)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2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최근 5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최희섭은 8회 1사 3루에서 우전안타로 타점을 올린 뒤 찰스 깁슨의 후속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타율은 3할4푼1리(8타점). 시카고는 연장11회 접전끝에 6-6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편 김병현(2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선발의 꿈을 사실상 이뤘다. 밥 브렌리 감독은 이날 제5선발 경쟁을 벌이던 미구엘 바티스타에게 "올 시즌 보직은 구원투수"라고 확정, 통보했다. 이에 따라 김병현의 제5선발은 '공식 통보'라는 형식적 절차만 남겨두게 됐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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