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 조기종결 기대감에 따른 '안도랠리'에 맞춰 향후 증시 투자자금의 증가를 예고하는 단기 수급여건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당장 이번주를 기점으로 약 5조원 가량의 배당금이 증시 주변에 풀린다. 또 SK글로벌 쇼크 이래 머니마켓펀드(MMF)에서 빠져 고객예탁금 등으로 유입된 대기성 자금과, 최근 각 증권사가 앞다퉈 판매에 나서고 있는 각종 주가연계증권(ELS)도 향후 증시 수급여건을 호전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증시로의 본격적 자금 유입을 위해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돌아와야 하며, 결국 이라크전쟁으로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는 북핵 위기의 해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증시 좋으면 당장 10조원 들어온다"
전문가들은 투자심리가 개선될 경우 증시에 즉각 유입될 신규 대기자금만도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우선 이번주부터 본격화할 배당시즌에서 12월 결산 상장 및 등록 기업의 배당금 총액이 약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배당금은 대부분 각 투자자가 증권사에 개설하고 있는 주식계좌에 자동입금 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최근의 주가 바닥론을 감안할 때, 이들 배당금의 70% 이상이 자연스럽게 낙폭과대 우량주 등에 신규 투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라크전쟁 개전 후 '안도랠리'에 따라 SK글로벌 쇼크 이래 펀드에서 유출돼 고객예탁금이나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들어온 환매 자금 역시 증시를 떠나지 않고 있다. 고객예탁금의 경우 지난 10일 당시 7조8,000억원 내외 수준에서 20일 현재 10조9,000억원을 기록, 무려 3조원 이상이 증가했다. 또 지난주에만 순수주식형과 혼합형을 합쳐 약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주식 관련 수익증권 자금으로 들어왔다.
이외에 수급여건의 호전을 예고하는 또하나의 변수로 주목되는 것이 바로 ELS. 지난 11일 리먼브러더스증권이 굿모닝신한·삼성증권 등과 공동으로 직접 주식을 매수하는 2조5,000억원 규모의 상품을 출시한데 이어 이달말까지 관련 상품출시액이 4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관련 투자의 위험분산(헷지) 등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주식투자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본격 자금유입은 '북핵 위기'해소 여부에 달려
전문가들은 그러나 수급여건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시중 자금의 본격적 증시 'U-턴'을 위해서는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Buy-Korea)'와 이를 위한 북핵 위기의 해소가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물론 최근 20여일 가까이 순매도 행진을 이어오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라크전쟁 '안도랠리'가 시작된 지난주 목요일 이후 이틀 연속 300억원 내외의 순매수를 보이며 변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제금융센터(KCIF)는 22일 "북핵 위기에 더해 SK글로벌 분식회계 쇼크가 발생하면서 13일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만 주식을 8억5,000만달러 순매수한 반면, 국내 주식을 1억1,000만달러 순매도 했다"며 "이라크전쟁 이후 북핵 위기 고조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이 바뀌었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국내 메이저 증권사의 한 고위 관계자 역시 "이라크전쟁 후 국내 증시를 좌우할 최대 변수는 결국 북핵 위기의 향방이 될 것"이라며 "국내 금융시장의 연착륙과 관련해서도 우리 정부에게 남겨진 시간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