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의 상품소비 중 수입품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제품 소비 증가추세에 따라 작년 가계의 실질재화(상품) 소비 중 수입품 비중(1995년 불변가격기준)은 22.1%로 사상 처음 20%를 넘었다.
가계의 상품소비에서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외환위기 직전인 97년 12.3%에서 98년엔 9.0%로 떨어졌다가 99년 12.4%, 2000년 15.8%, 2001년 17.9%로 커졌으며 작년엔 증가폭이 더 벌어졌다. 97년 이전 수입품 비중이 해마다 9∼10%대에 머물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증가한 것이다.
실제로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한 작년 가계의 명목 상품소비는 139조4,603억원이었으며 이 중 수입상품은 20.5%인 28조5,922억원이었다. 실질 상품소비(95년 불변기준)에서 수입상품이 차지하는 비중 보다 명목 상품소비에서 수입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간 적은 것은 수입품 가격상승률이 국산품 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이나 동남아지역 등에서 값싼 생활필수품이나 농·수산물 수입도 많이 늘었지만 환란 극복이후 양주, 골프채, 외제차 등 사치 고급품 수입이 급증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수입품 비중이 이처럼 커짐에 따라 경상수지 악화는 물론 경기 변동시 소비의 완충역할이 크게 퇴색될 것으로 우려된다. 소비(내수)가 증가하면 생산과 투자가 증가하고 고용이 늘면서 다시 소비가 증가하는 것이 선순환인데 국산품 대신 수입품소비가 급증하면 생산, 투자, 고용확대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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