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에서 나타나고 있는 미군의 언론 통제적 행태에 대해 각국 언론들의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독일의 제1 공영방송인 ARD는 22일 미군이 정보를 극도로 제한하면서 '순종적인' 기자들에게만 정보를 주고 있어 현지 취재기자들의 불만이 팽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미군의 '차등대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사 종군기자들의 체험을 낱낱이 보도하면서 "미군이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보도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등 참전 국가의 기자를 제외한 대다수 현지 기자들은 개전 이전부터 미군측에 의해 교묘한 방식으로 통제를 당해 격분하고 있다. 군 당국의 지시를 받은 병사들과만 접촉을 허용하고 군 관련 사진은 독자적으로 찍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전황 설명도 아주 인색하다는 것이다. 미국 기자들이 미 국방부와 백악관에서 직접 정보를 얻으며 미국의 공보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라고 ARD는 꼬집었다.
현지 기자들은 "이 같은 행위가 분명 미국의 전쟁전술의 일부분일 것"이라며 이를 통한 세계 여론의 조작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스위스의 언론들도 이 같은 현상을 지적하며 이번 전쟁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보도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리히에서 발행되는 독일어 일간지 타게스-안차이거의 피터 퓌르스트 편집장은 "우리는 미국의 값싼 선전도구가 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쿠웨이트에서 이라크로 진격하는 미군부대의 동행 취재 제의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스위스 생갈렌대의 피터 글로츠(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미 국방부와 CNN이 모든 뉴스를 장악,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철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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