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미국의 이라크 공격 시점을 전후해 수직 상승하고 있다. 반면 국제유가는 이번 전쟁이 속전속결의 단기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배럴당 38달러에서 29달러 이하로 급하강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한 주 동안 10% 이상 올랐고 글로벌 증시도 무섭게 수직 상승하고 있다.국제유가의 큰 폭 하락은 한국경제에 부작용 없는 경기부양책과 동일한 효과를 미친다. 유가 하락은 하반기 경기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제유가 하락은 우리나라 총 수출의 48%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미국 및 중국, 유럽연합(EU) 등의 경기회복에 기여하고 상품교역조건 개선을 통해 가계 및 기업의 체감경기를 좋게 한다.
또 수출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물량 확대를 유발하고 물가 안정 및 경상수지 개선을 가져와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정책 여지 및 유연성을 확대시킬 것이다. 결국 유가 하락은 하반기 한국경제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며 경기회복을 위한 1차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하반기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이라크 전쟁이 단기적으로 종료돼 유가 하락세가 정착돼야 한다는 점 이외에도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및 정부의 내수경기 부양 가시화, 가계부채 후유증 완화 등 적지않은 걸림돌이 남아 있다. 따라서 지금 전개되는 상승랠리는 엄격한 의미에서 한가지 불확실성 해소에 기인하는 것이며 이로 인한 상승에도 한계가 있다. 이를 감안하면 전쟁 랠리가 허용할 수 있는 목표치는 620선 내외로 그리 높지 않다.
이번주 증시도 파죽지세로 이라크를 점령하고 있는 미국, 영국 연합군의 승전보를 감안할 때,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주와 비교해서 그 속도와 강도는 약화할 것이다. 대부분의 종목이 이라크 전쟁과 관련한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가격수준까지 회복해 가고 있으며 추가적인 가격메리트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두가지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는 지수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줄여야 한다. 둘째는 이원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막연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이에 따른 주가 상승보다는 현재 시장에서 모멘텀화되고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리하다.
주가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높은 모멘텀은 원화약세(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상승)와 금융시장 불안 해소다. 원화약세는 수출기업의 모멘텀과 직결되고 있어 수출을 위주로 하는 기업 즉, 현대차, LG전자, 삼성SDI, 팬택 등의 영업환경 개선에 기여할 것이다.
또 금융시장 불안 해소는 최근 과도하게 떨어진 증권·은행 등 금융주의 주가 복원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업종보다는 수출업종, 그리고 비금융보다는 금융업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류 용 석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시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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