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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사람들]<17> 김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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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사람들]<17> 김두관

입력
2003.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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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리틀 노'라는 별명이 생겼더군요. 살아온 모습이야 비슷해 보일지 몰라도 규모나 단위면에서 비교가 됩니까. 오히려 제 어깨만 무거워졌죠."빈농의 아들, 학업 포기, 투옥, 뚝심과 소신, 직설적 화법. 김두관(金斗官·44) 행정자치부 장관의 인생 역정과 이미지는 노무현 대통령을 빼 닮았다. 그는 노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 "1990년 남해농민회 활동을 하면서 노 대통령을 연사로 한번 초청한 적이 있었을 뿐"이라며 "굳이 따지자면 띠동갑이라는 정도"라며 웃었다.

노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김 장관을 "모범적인 지방행정가"라고 극찬하고 있다. 지난 해 김 장관을 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로 내세우고 대선 때 경남선거대책본부장을 맡겼던 것도 노 대통령이었다. 그가 고향마을의 이장을 거쳐 95년 민선 1기 남해군수에 당선된 후 단행한 기자실 폐지, 민원공개제도, 업무추진비 내역 공개 등은 노 대통령의 행정 개혁, 지방분권 의지와 코드가 맞는 조치들이었다.

김 장관은 이번에도 행자부에 들어서자마자 논란이 됐던 공무원노조의 명칭을 허용할 뜻을 밝힌 데 이어 1급 공무원들로부터 일괄사표를 받는 등 본격적으로 공직사회 개혁에 나섰다. 일부에선 "지나친 공직사회 흔들기"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전혀 물러설 생각이 없는 듯하다. 그는 또 취임 초 자신이 운영했던 남해신문과 관련한 언론의 의혹보도로 곤욕을 치렀던 데 대해 "정말로 내게 문제가 있었다면 좁은 지역사회에서 군수에 당선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장관은 몇몇 '노무현 사람들'처럼 서울에 살게 된 지방사람의 설움을 톡톡히 겪고 있다. 집 문제가 그것. 처음엔 후배의 신세를 졌지만 최근 1억7,500만원을 주고 마포구 도화동 32평 아파트에 전세를 들기로 계약했다. 7,500만원은 겨우 대출 받았지만 다음 달 19일까지 내야할 나머지 1억원은 어떻게 마련할지 난감하다고 한다. 그는 "남해에서는 이 돈이면 집 4채도 살 수 있다"고 개탄하더니 "이러니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이 중요한 것 아니겠느냐"며 곧장 '직업의식'을 드러냈다.

김 장관은 내년 총선 출마설에 대해 "입각 전까지는 생각이 있었고 솔직히 지금도 고민중"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하지만 대통령이 장관들에게 '2∼3년간 책임지고 일해달라'고 했으니…"라며 말꼬리를 흐려 대통령의 뜻에 따를 것임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김 장관과 같은 지역구를 가진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대행을 만났을 때 "김 장관은 2년은 일하게 될테니 안심하라"며 김 장관을 총선 이후까지 쓸 것임을 암시했었다.

하지만 김 장관은 "언젠가는 총선이든 지자체 선거든, 선출직에 꼭 다시 나설 것"이라고 강조해 대중정치인으로서의 성공이 궁극적인 목표임을 확실하게 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사진 박서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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