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장르 중 고정 팬이 가장 많은 것이 '공포영화'라고 한다. 애틋한 사랑이나 호쾌한 액션에 대한 반응은 사람마다 달라도, '두려움'에 대한 반응이나 이를 극복했을 때 느끼는 '쾌감'은 누구나 공통적이기 때문이라는 것. 그래서 한편으로 '간 떨어지는 줄 알았다'고 투덜대면서도 무섭다고 소문난 영화일수록 사람들이 더 모여드는 모양이다.이런 재미를 게임이 놓칠 리 없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악마와 유령, 좀비와의 싸움을 소재로 하는 '호러게임'(Horror Game) 장르. '바이오 하자드', 'G의 식탁', '하우스 오브 데드' 등이 대표적인 게임이다. 영화의 줄거리처럼 호러 게임의 주인공은 괴수와 악령, 살인마 등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면서 악을 제거하는 임무를 띤다.
이 장르의 원조 격인 게임이 일본 캡콤사의 1988년도 작 '마계촌'(Ghost and Ghouls)이다. 게임의 주인공은 중세의 기사. 십자군 전쟁에 참가한 사이 악마에게 잡혀간 애인을 구하고 파괴된 영지를 되돌려 놓기 위해 공동묘지와 늪, 악마의 성 등으로 이루어진 마계(魔界)를 헤맨다는 줄거리다.
오락실에 처음 등장했을 때 난이도가 높아 애를 먹은 사람이 많았다. 게임 자체가 상당히 심리적 압박을 주는 구성을 지닌 탓이다. 우선 주인공 캐릭터의 움직임은 둔한데 반해 게임 진행 속도는 꽤 빨랐다. 전후좌우에서 계속 쏟아져 나오는 적들을 물리치면서 제한된 시간 내에 다음 판으로 움직이려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또 호러 게임의 원조답게 음산한 배경에다 땅에서 솟아나오는 흉측한 몰골의 적 캐릭터들을 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사실 마계촌이 호러 게임의 원조냐는 물음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뛰어난 사실성으로 게이머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요즘 호러 게임과 비교하면 무섭다는 느낌은 훨씬 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게임이 채택하고 있는 소재와 시각적 효과,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는 게임 구성 등은 오늘날 호러 게임의 기본과 일맥상통한다. 이 점에서 89년도에 발표된 SNK의 '수왕기'와 함께 호러 게임의 초기작으로 인정 받을 만하다.
이 게임은 지하철 방송국 MTUBE 홈페이지 (www.mtube.com)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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