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대학 출신 첫 교수라는 점에서 모든 것이 부담스럽지만 연구와 강의에 최선을 다해 좋은 평가를 받겠습니다."서울대가 아닌 다른 대학 출신으로는 최초로 최봉경(37·사진)씨가 서울대 법대 교수가 됐다. 서울대 법대 인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23일 임용된 최 교수는 연세대 법대를 나왔다. 최 교수가 담당할 분야는 민법과 국제사법이다.
87학번인 최 교수는 연대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96년 독일로 건너가 올 1월 뮌헨대에서 채권법을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써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1946년 서울대 법대가 설립된 이후 다른 대학 출신이 교수로 임용된 것은 57년 만에 처음이다. 99년 교수 신규 채용시 타교 출신을 3분의 1 이상 뽑아야 한다는 교육공무원 임용령이 도입됐지만 이후에도 조국, 김도균 교수 등 본교 출신이 임용됐다.
서울대 법대의 최 교수 임용은 그동안 지탄의 대상이 됐던 '학문의 동종교배'와 '내 제자 심기'식 교수채용 관행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법대 한인섭 부학장은 "최 교수 임용을 계기로 다른 학교 출신 학자들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늘어난다면 다른 학교 출신 교수들을 더 많이 채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최 교수로서는 다른 대학 출신 서울대 법대 교수 1호라는 영예 이상으로 무거운 부담이 느껴지는 것이다.
조 국 교수는 "80년대 이후 다른 대학에서도 유능한 학자들이 많이 배출된 만큼 자연스런 일"이라며 "교수진 다양화는 자연스런 경쟁을 유도해 학문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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