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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軍 투항자 속출

입력
2003.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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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동맹군은 '충격과 공포'로 명명한 대규모 공습을 시작하는 등 전바위적인 파상 공격을 펼치며 무기력한 이라크군을 압박했다.미·영 동맹군은 21일일 오후 8시5분(한국시간 22일 새벽 2시5분)부터 1시간여 동안 바그다드와 모술, 키르쿠크, 티크리트 등 이라크 주요 도시에 융단 폭격을 가했다. 이들은 22일에도 수차례 공습을 재개해 이라크 도시들을 초토화했다. 미·영 동맹군이 동원한 수백대 전폭기와 전투기들은 이날 하루만 1,000회 이상 출격해 정밀유도 폭탄 등을 퍼부었으며, 걸프해 순양함 등에서 발사된 크루즈 미사일도 1,000기를 넘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공습에 대해 "동맹군의 공격은 이제 시작"이라며 "앞으로 수백 곳의 군사 목표물들이 파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마드 알 사하프 이라크 정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적들이 박물관 등 문화시설도 폭격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공습으로 20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이들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라고 주장했다.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는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 대한 공습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50여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미군은 또 22일 오전부터 이라크 남부에 공수부대인 101 공중강습사단을 투입했다고 밝혀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영 지상군은 이라크의 제2 도시인 바스라를 사실상 함락시킨데 이어 바그다드로 향하는 길목의 거점 도시인 나시리야를 점령했다고 미군 대변인이 밝혔다. 앞서 미 해병대가 주축인 동맹군은 움 카스르항을 접수해 남부의 주요 거점을 대부분 장악했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동맹군 지상군이 현재 이라크 내 160㎞까지 진격했다"고 말해 바그다드 입성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반면 이라크군은 투항자가 속출하는 등 전의를 상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 국방부 관리들은 바스라 인근을 방어하던 이라크 정예군 제51 보병사단과 11사단 병사 수천명이 22일 투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라크 군 대변인은 투항사실을 부인했다. 미 해병대의 한 장교는 이와 별도로 "미·영 지상군 투입 후 600여명의 이라크군 병사를 사로잡았다"며 "이들 중 대부분은 투항자"라고 밝혔다.

미군은 이라크군을 상대로 한 집요한 항복 유도 작전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쿠르드족 지도자와 이라크의 해외 반체제 인사들이 이라크 공화국수비대의 고위 인사들을 직접 만나 직접 항복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이라크군 측을 상대로 공개·비공개 채널을 통해 항복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확인했다.

한편 이라크 TV방송은 이라크 군이 미군과 영국군 병사 40명을 포로로 잡았다고 보도했다. 또 아랍에미리트연합 관영 WAM통신은 이라크 방공 시스템이 바그다드 상공에서 미군 전투기 1대를 격추했다고 전했다. 이날 영국 해군 헬기 2대가 걸프해 공해상에서 충돌, 탑승자 7명이 사망했다고 영국 국방부가 밝혔다.

/김철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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