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밤 미·영 동맹군의 이라크 대공습으로 수도 바그다드는 완전히 초토화했다. 이날 공습은 미군의 작전명 그대로 바그다드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다.수많은 민간인과 민간시설이 피해를 입었으며 500년에 걸쳐 건설된 도시도 허물어져 버렸다. 시내 곳곳에서는 불기둥이 솟구쳤으며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땅이 수초 간격으로 흔들리면서 일부 시민은 무너진 건물에 묻히기도 했다.
이라크 시민들은 미군의 폭격에 대해 "이게 사람이 할 짓이냐. 미국의 민주주의가 이런 것이냐. 사람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 폭격"이라고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은 폭격이 멈춘 사이 군인들과 함께 결사항전을 다짐하는 시가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공포에 질린 이라크 주민들은 공습이 잠잠해진 22일 오전부터 유일한 탈출구인 요르단으로 대량 탈출을 시작했다. 간선도로는 일제히 몰려든 차량으로 이라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정체를 빚었다. 그러나 상당수는 차량을 마련할 만한 여유가 없어 또 다른 공포의 밤을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다.
요르단의 이라크 접경 국경마을에서 난민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는 유엔의 움직임도 긴박감을 더해가고 있다.
이라크 시민들의 탈출 소식을 듣고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세계식량계획(WFP) 등 암만 주재 유엔 요원들은 시리아 이란 터키 등 주변국에 국경을 개방, 난민을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이라크 국경에서 50㎞ 떨어진 국경 마을 르와시드에는 난민촌 두 곳이 가동 중이나 임시 텐트가 각각 100여개에 불과해 유엔 요원들은 마음을 졸이고 있다
한편 후세인 대통령은 미·영·호주군 병사들의 목이나 적기 격추에 현상금을 걸었다. 1명을 사살하면 1만4,000달러, 생포 시에는 2만8,000달러, 전투기나 미사일을 격추할 경우는 5만5,500달러이다.
/암만=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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