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 전쟁에 적용하고 있는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공격 개념의 고안자인 할란 K 얼만(사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22일 한국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공격의 핵심은 개전 초반 원자폭탄의 파괴력에 맞먹는 대규모의 동시 정밀 유도 폭격을 통해 적이 항복하지 않고서는 다른 대안을 택할 수 없도록 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얼만 박사는 냉전 후 신 전략 개념을 연구하는 미 국방부 자문팀의 일원으로, 1996년 '충격과 공포: 신속 지배'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충격과 공포'의 공격은 어떻게 전개되는 것인가.
"처음에 심리전을 구사한 뒤 압도적이고 정밀한 화력을 통해 적의 사령부, 핵심 기지, 통신시설 등 전략적 목표물을 일시에 무력화하는 것이다. 전략적 목표물에 대한 정밀한 공습이 동시에 이뤄지면 적은 혼란에 빠지면서 당황하게 되고 결국 전의를 상실, 항복한다."
―예를 들면.
"2차 대전 때 일본군은 자살 공격을 감행하면서 저항했지만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 폭탄이 떨어지자 곧 항복했다. 지금은 핵 폭탄을 쓰지 않고도 그런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
―그런 공격으로 민간인 사상사가 많이 생기지 않겠는가.
"이 개념은 무고한 민간인 피해자를 줄이자는 데 목적이 있다. 이 공습의 목표는 적의 핵심 군사 시설을 파괴하는 것이다."
―오폭의 가능성도 많지 않은가.
"현대전의 무기가 점점 정밀해지고 있고, 목표물에 대한 정보력도 향상되고 있다.그러나 그 어느 것도 완벽하지 않다."
―이런 개념을 생각하게 된 이유는.
"1991년 걸프전을 생각해봐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부터 6개월이나 끄는 동안 엄청난 전비를 쏟아 붓고 많은 사상자를 냈다. 현대전은 1주, 길어야 2주가 적당하다. 전쟁이 길어지면 민간인 사상자가 많이 생기고 그 경우 전쟁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어떻게 이 개념을 생각하게 됐나.
"BC 5세기 중국의 손자(孫子)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의 승리라고 했다. 또 일본 원폭 투하에서도 많은 개념을 빌었다."
―이 개념이 북한에도 적용되는 것인가.
"한반도의 경우 많은 인명피해가 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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