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포성이 들리는 가운데 이라크전을 비롯한 전쟁 관련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마음의 평화를 일러주는 틱낫한 스님의 책과 함께, 전쟁과 평화가 국내 출판계의 인기 품목으로 부상한 느낌이다.전쟁 관련 금주 신간은 여러 종류다. 미국의 이라크 군사작전과 이번 전쟁에 동원되는 첨단 무기를 다룬 ‘디데이_미국이 선택한 이라크의 미래’(유승식 저, 한경BP)부터 미국과 부시를 비판하거나 조롱하는 ‘행복한 부시, 불행한 세계’(몰리 어빈스ㆍ루 두보스 저, 좋은책만들기) ‘멍청한백인들’(마이클 무어 저, 나무와숲), 미국의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를 다룬 ‘디데이’(황세진 저, 중앙M&B), 멀리 1940~45년 독일ㆍ소련 전쟁을파헤친 ‘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리처드 오버리 저, 지식의풍경), 더멀리 거슬러 올라가 1450년부터 오늘날까지 세계 곳곳 전쟁의 원인을 분석한 ‘전쟁은 왜 일어나는가’(제레미 블랙 저, 이가서 발행)까지.
방한 중인 틱낫한 스님의 책은 이번 주에만 7종이 나와 모두 30종에 육박한다. ‘틱낫한 사랑의 가르침’ ‘구름 속의 외딴 집’ ‘주머니 속의조약돌’ ‘미소짓는 발걸음’ 등 열림원에서 내놓은 4종과 ‘내 스승의옷자락’(청아출판사) ‘죽음도 없이 두려움도 없이’(나무심는사람)에다동화 ‘미소짓는 두 스님’(파랑새어린이)이 가세해 바야흐로 어린이까지독자를 넓히기 시작했다.
틱낫한 스님의 방한과 이라크전 발발에 맞춰 쏟아지고 있는 이 책들은 일찍부터 준비된 것도 있지만, 때를 놓치지 않으려고 재빨리 내놓은 것으로보이는 게 많다. 출판도 비즈니스이니 대목을 노리는 장사를 굳이 욕할 마음은 없다. 이렇게 한꺼번에 왕창 나오면, 과연 잘 팔릴지 의문스럽기는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반짝 했다 사라지는 거품이 아니라 좀 더 깊고 넓은 성찰로이어졌으면 한다. 전쟁에 대한 관심은 공격 받고 있는 이라크를 비롯한 이슬람 세계에 대한 진지한 이해와 장기적 관점에서 전쟁을 분석하고 평화를실천하는 방안에 대한 탐구로, 틱낫한 스님의 가르침은 개인의 심리적 안녕을 넘어 좀 더 보편적인 차원으로 발전했으면 한다.
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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