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새벽(현지 시간) 또 다시 폭격 세례를 받은 바그다드 시민들의 공포는 극에 달했다. 지도부만을 겨냥했던 첫날 공격에 비해 더욱 강렬해진 폭음 속에 시내 주요 건물이 속속 허물어지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한 시민들은 죽음이 자신의 곁에 바싹 다가와 있음을 실감했다.미군의 공습으로 내각 건물, 타리크 아지즈 부총리 관련 건물 등 정부 건물 3동 시상이 화염에 쉽싸였다. 불은 티그리스강 건너 바그다드 동부에서도 목격됐으며 때마침 불어온 사막의 모래바람으로 바그다드 전역이 짙은 연기에 휩싸였다.
폭격 직후 소방차량과 응급차량이 질주하며 내는 사이렌 소리 속에 자신의 집과 사무실 등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방공호에서 나온 시민들은 화염 자욱한 바그다드 거리의 모습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대부분의 공무원과 시민들은 연기를 막아줄 방독면도 없이 물에 적신 타올로 코와 입을 틀어 막은 채 파괴된 건물에서 복구작업을 벌였다.
이라크 남부의 대도시 바스라의 분위기는 더욱 험악했다. 미·영군의 진입으로 시가전이 예상되자 시민들은 외곽으로의 탈출을 시도했으나 교통편이 없고 도로 사정도 여의치 않아 대부분 시내 주위를 맴돌았다.
특히 이날 새벽 지평선에서 엄청난 대형 섬광을 목격한 이후 시민들은 패닉현상에 빠져 있다. 호주 abc방송은 "바스라 인근 상공에서 핵 폭탄에 버금가는 위력을 지닌 '공중폭발대형폭탄(MOAB)'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부도시 모술에서도 이날 오전부터 2차례 미사일 공격과 공습이 전개돼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새벽까지 이 도시에서는 수 차례 공습경보가 발령되고 강력한 폭발음도 계속됐다.
/이은호기자 leeeunho@hk.co.kr 외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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