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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753>빌헬름1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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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753>빌헬름1세

입력
2003.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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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7년 3월22일 독일 황제 빌헬름1세가 태어났다. 1888년 몰(沒). 빌헬름1세는 갈래갈래 찢겨있던 독일을 하나로 묶어 독일제국을 건설한 사람이다. 그가 이룩한 제국은 독일 역사에서 신성로마제국 다음의 제2제국으로 불린다. 빌헬름1세는 순수한 무인(武人)이었고, 신념에 찬 군국주의자였다. 프로이센이나 독일과 관련된 군국주의 이미지는 주로 이 무인 군주에 기인한 것이다.빌헬름1세는 64세의 나이에 형 프리드리히 빌헬름4세를 이어 프로이센 왕이 되었다. 그는 프로이센을 중심으로 독일을 통일하기 위해서는 독일 공동체 내부의 최대 라이벌 오스트리아를 배제하고 당대 유럽 대륙의 최강국이었던 나폴레옹3세의 프랑스를 격파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빌헬름1세는 이 과업을 이루기 위해 세 사람에게 의지했으니, 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 육군장관 알브레히트 폰 론, 참모총장 헬무트 폰 몰트케가 그들이다. 뒷날 독일제국 건설의 3걸로 일컬어질 이들은 힘과 지략을 모아 빌헬름1세를 보좌하면서 덴마크, 오스트리아, 프랑스와의 연이은 전쟁을 모두 승리로 이끌고 독일 통일을 완수했다.

빌헬름1세의 독일 황제 즉위식은 1871년 1월18일 패전국 프랑스의 왕권을 상징하는 베르사유 궁전 거울의 방에서 거행되었다. 이것은 막 태어난 독일제국이 프랑스를 대신해 유럽의 새로운 패자(覇者)가 되었다는 것을 널리 과시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프랑스인들에게는 지울 수 없는 모욕감을 안겼다. 1919년 6월, 제1차 세계대전의 전승국 프랑스는 다른 연합국들과 함께 바로 그 거울의 방에서 패전국 독일에게 굴욕적인 강화 조약을 강요함으로써 48년 전 일을 앙갚음했다. 빌헬름1세가 세운 제2제국은 베르사유궁 거울의 방에서 태어나 바로 그 곳에서 소멸했다.

고종석/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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