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은 21일 군인 12명의 목숨을 앗아간 헬기 사고가 발생하자 깊은 충격에 휩싸였다. 이 사고는 쿠웨이트에 주둔한 제1해병대원정군(MEF) 소속 'CH-46 시 나이트' 수송 헬기 1대가 이날 새벽 3시 37분 (현지 시간) 이라크 남부 작전 지역으로 이동 중 추락, 영국군 8명과 미군 4명 등 12명 전원이 사망한 것. "1명의 생명도 잃지 않도록 노력하자"고 말할 정도로 자국 병사들의 생명 보호에 신경을 쓰는 미국과 영국으로서는 엄청난 사고다.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BBC 방송 등이 이 사고를 '미영 동맹군 사망자 첫 발생'이란 제목의 주요 기사로 처리한 것은 그들의 충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영국의 잭 스트로 외무장관은 "목숨을 잃은 장병들은 우리 마음 속에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라며 "이번 비극을 통해 그들이 얼마나 용감했는지를 알 수 있다"고 애도를 표시했다.
걸프 지역 영국군 대변인은 "이번 추락 사고는 병력들이 이라크 남부 알 포 반도에 위치한 유전들을 장악하기 위해 파견 중 발생했다"며 "적대 행위에 의해 격추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헬기 결함 또는 사막의 강력한 모래 폭풍 등이 사고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라크측은 "우리가 격추시켰다"고 말했으나 사실과 거리가 먼 주장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는 이라크 남부에서 작전 중인 미 공군 'MH-53 페이브로' 헬기와 미 육군 'AH-64 D 아파치' 헬기가 불시착한 사고에 이어 세 번째. 앞서 두 사고에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시 나이트 헬기는 병력 수송용으로 쓰이는 대형헬기. 미 해군과 해병은 작년 8월 노스캐롤라이나주 기지에 배치된 시 나이트의 프로펠러 부분에서 결함이 발견됨에 따라 한 때 운항을 중단시킨 바 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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