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희 청와대 대변인이 이라크전과 관련, "군의 대북 정보감시 태세인 워치콘(Watch Condition)이 격상됐다"는 식으로 잘못 브리핑을 하는 바람에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이 브리핑은 '이라크전과 동시에 한반도 긴장도가 높아졌다'는 취지로 외신을 통해 전파됐고 21일에는 북한까지 "남조선이 우리에게 심각하게 도전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파장이 커졌다. 때문에 국방부에서는 송 대변인에 대해 "워치콘과 팝콘도 구별 못하는 대변인이 혼란만 일으켰다"는 날카로운 비판이 나왔다.문제의 발단은 송 대변인이 20일 군사적 민감성을 미처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워치콘이 격상됐다는 식의 브리핑을 하면서부터다. 송 대변인은 미국이 이라크 공격을 개시한 이날 "전군에 경계령이 내려졌느냐"는 질문을 받고 약간 자신이 없는 듯 "워치콘3? 한단계 높였다? 그런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들이 "데프콘(Defense Readiness Condition)이 아니냐"라고 묻자 "죄송하다. 제가 군사나 작전에 관해 충분하게 답변해드릴 수 없다는 것을 여러분이 충분히 이해해주시리라고 본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다시 한번 "한 단계를 올린 것은 맞나"라고 확인을 하자 송 대변인은 "네"라고 답했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은 '워치콘2로 격상했다'는 기사를 내보냈고, AP 등 주요 외신도 "한국군이 1996년 북한군 판문점 진입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워치콘2로 격상했다"며 마치 한반도도 긴장사태에 돌입한 것처럼 보도했다. 워치콘2는 국익에 현저한 위험이 초래될 징후가 있을 때 발동되는 것으로 이제까지 두번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워치콘3, 데프콘4로 이라크전과 상관없이 변동이 없다.
이로 인해 국방부는 거의 발칵 뒤집히다시피 했고 한미연합사, 합참본부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또 북한은 21일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에 "남조선이 이라크전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우리를 걸고 데프콘2라는 초경계 태세를 내린 것은 노골적 도전이고 참을 수 없는 적대행위"라는 조평통 대변인 성명을 내보냈다. 송 대변인은 이에 대해 "20일의 브리핑에서 설명한 것은 군 경계태세를 한단계 올렸다고 한 것이었고 워치콘 단계를 올렸다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김정호기자 azuri@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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