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왕 말이 나온 것, 남이섬으로 간다. 남이섬에서 이틀이나 머물 필요가 있냐고? 그렇지 않다. 진정한 휴식과 명상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틀이 아니라 20일을 지내도 지루하지 않다. 숲길을 걷고 하늘을 본다. 물가에서 잔잔한 수면을 향해 물수제비를 뜬다. 강우현 사장의 명함 뒤에는 이런 이야기가 적혀있다. <남이섬은 달밤이 좋다. 하지만 별밤은 더욱 그런데 새벽을 걷어내는 물안개를 마주하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준비 남이섬은>
잘 곳을 예약한다. 가능한 한 섬 안에서 잔다. 마지막 배가 오후 9시 30분에 뜨니까 심한 교통체증만 없으면 오후에 출발해 밤에 섬에 들어갈 수 있다. 섬에서는 숙소에 따라 식사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취사를 원한다면 특별한 메뉴를 준비하면 좋다. 밤에 도착할 것에 대비해 손전등은 필수.
섬의 숙소는 모두 6종류. 호텔이 가장 크다. 온돌 28실과 침대객실 12실이 있다. 침대는 2인 기준이고 온돌은 4인이 잘 수 있다. 금·토요일은 5만 5,000원이다. 취사는 할 수 없다. 인원이 많으면 별장을 이용하면 된다. 최고 12명까지 잘 수 있다. 콘도형 숙박시설로 유일하게 실내 취사가 가능하다.
그 밖에 방갈로, 산장, 신한옥, 메이하우스 등의 숙박시설이 있다. 실외 취사가 가능하고 취사도구를 대여한다. 특히 메이하우스는 MT등 단체여행객에게 알맞다. 20명이 들어가는 방도 있다. 예약문의 (031)582-5118.
가는 길
춘천가는 길이다. 46번 국도를 타고 대성리-청평을 거치면 가평읍 오거리이다. 경춘주유소를 끼고 우회전, 약 1㎞를 진행하면 왼쪽에선착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온다. 선착장 앞에 주차장이 있다. 주차료 4,000원, 입장료는 뱃삯을 포함해 성인 5,000원, 어린이 2,500원이다. 춘천가는 버스를 타고 가평터미널에서 내려 남이섬행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가평-남이섬간 버스가 하루 7회 운행한다. 막차 시간은 오후 7시 20분이다. 서울의 동서울터미널과 상봉터미널에서 춘천행 버스가 15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청량리역에서 열차를 타고 가평역에 내리는 방법도 있다. 하루 20여 차례 운행한다.
저녁식사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가는 길에서 해결한다. 춘천가는 길의 양쪽은 한집 걸러 가든이고 식당이다. 메뉴도 다양하다.
남이섬에서
아침 일찍 일어난다. 물가로 간다. 물안개를 보기 위함이다. 남쪽 끄트머리가 강을 멀리 조망할 수 있어 좋다. 아침을 해결하면 숲으로 나선다.
남이섬을 즐기는 으뜸 방법은 산책이다. 숲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 백자작나뭇길, 잣나뭇길, 메타 세콰이어길 등 운치있는 숲길이다. 드라마 '겨울 연가'를 떠올리며 걷다가 가끔 하늘을 본다. 나뭇가지 사이로 드러난 파란 하늘이 아름답다. 걷기가 힘들면 자전거를 빌린다. 1인용, 2인용, 소아용이 준비되어 있다.
길에서 동물들을 만난다. 남이섬의 동물 우리는 동물들의 식당이자 숙소일 뿐이다. 평소에는 모두 우리 바깥으로 나온다. 타조, 돼지, 토끼, 청솔모 등이 마음대로 뛰논다. 놀라지 말고 어울리자. 타조에게 휘파람을 불면 다가온다. 먹이를 줄 때마다 휘파람을 불었기 때문이다. 토끼가 사람에게 잘 붙는다. 뒤에서 접근해 갑자기 툭 뛰어오른다. 깜짝 놀란다.
남이섬에는 모두 5곳의 식당과 카페, 2곳의 섬마트가 있다. 웬만한 식사와 차는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섬의 시설이나 서비스 프로그램을 꼼꼼하게 챙긴다. 그래야 둘째밤을 즐겁고 알차게 보낼 수 있다.
오는 길
둘째 아침은 식사를 해결하자마자 섬에서 나온다. 첫배가 오전 8시 5분에 섬을 떠난다. 가평까지 왔으니 춘천을 두고 갈 수 없다. 춘천 시내를 우회하는 46번 국도(일명 파도타기 도로)를 타고 소양호로 직행한다.
배를 타고 청평사에 들어갔다 나오면 점심때. 막국수로 점심을 먹고 서울로 출발한다. 남양주, 구리 구간이 많이 막힌다. 새터 삼거리에서 좌회전, 양수리 쪽으로 돌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글·사진 권오현기자 k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