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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외화수급 비상

입력
2003.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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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과 북핵 위기 등의 여파로 국내 은행권의 외화차입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특히 조달금리 상승으로 가뜩이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다음달부터는 외화차입금의 만기가 집중 도래해 은행마다 외화수급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20일 금융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중기(만기 1년) 외화차입 가산금리(리보 기준)는 2월말 현재 0.30%로 전달의 0.15%보다 0.15%포인트 높아졌고 지난해 4·4분기의 0.25%보다는 0.05%포인트 상승했다.

또 만기 3년의 장기 외화차입 금리도 0.42%로 전달의 0.37%보다 0.05%, 지난해 4·4분기의 0.39%보다는 0.03%포인트 각각 높아졌다.

만기 3년 이상의 장기 외화는 1월 9억4,000만 달러였던 차입규모가 2월 들어 4,000만달러로 대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산금리가 상승, 외화차입 여건이 상당히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됐다.

더구나 4월부터 외화차입금 만기가 집중 도래해 은행권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은행권이 갚아야 할 장단기 외화차입금은 4월중 24억달러, 5월 20억달러 등 향후 3개월간 60억달러에 이른다.

이 가운데에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4월 정부가 외국 금융기관들과의 외채협상을 통해 단기 차입금을 중장기 대출금으로 전환한 30억달러 중 상당규모가 포함돼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제금융시장 불안에도 불구하고 차환(만기연장)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신규자금 차입도 무난한 상태"라며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만에 하나 외국기관이 차환을 거부하거나 차환을 해주더라도 종전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요구할 경우 국내 은행들은 외화수급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더욱이 통상 차환비율이 90%(100을 빌렸을 때 10만 상환하고 나머지는 차환) 이상이지만 최근 은행권 평균 차환비율은 60%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신용도가 낮은 은행들이 심각한 상환압력을 받고 있는 상태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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