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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이탈자 나올라" /지도체제 갈등에 소장파 공공연히 "정계개편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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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이탈자 나올라" /지도체제 갈등에 소장파 공공연히 "정계개편 동참"

입력
2003.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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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흔들리고 있다. 보수·개혁파의 이념 대결에다 지도체제 개편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의원들의 분열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일부 의원은 "당에 기대할 게 없다"며 앞으로 예상되는 정계개편에 동참할 뜻을 공공연히 밝혀 당이 1997년 창당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무성하다.지도체제 갈등

당무위원에 해당하는 시도별 운영위원 선출 방식에 대한 논란이 가장 큰 갈등 요인이다. 소장파 의원들은 당의 변화와 대표 권한 분산을 위해 운영위원을 직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중진들은 경선에서 초·재선에게 망신 당할 것을 우려, 합의 추대를 원하고 있다. 이 바탕에는 근본적으로 다른 현실인식이 깔려 있어 타협이 쉽지 않다.

수도권과 소장파 의원들은 자신들이 당의 전면에 나서 개혁을 주도하지 않으면 사회 분위기 상 17대 총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생존권 차원의 요구인 셈이다. 그러나 중진들, 특히 상당수 영남권 의원들은 지역 정서에 기대면 다음 선거도 문제가 없다고 보고 현상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들은 설사 당의 입지가 '영남당'으로 축소된다 해도 내각제 개헌 등 다른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는 태도다. 안택수(安澤秀) 의원은 "이 문제로 당이 깨질지도 모르겠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대안으로 5인 최고위원으로 구성되는 집단지도체제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나, 이 역시 "나눠먹기 체제로는 물갈이 공천이 불가능하다"는 소장파의 반발에 부닥쳐있다. 따라서 어떤 지도체제를 택하든 비주류가 양산돼 새 대표가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서울의 한 재선 의원은 "당이 내 뜻대로 변하지 않을 경우 비주류로 남아 정계개편의 윤곽이 잡힐 때를 기다릴 것"이라며 "같은 생각을 가진 의원이 15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개혁파 이탈조짐

'국민 속으로' 소속 일부 개혁파 의원의 동향도 심상치 않다. 한동안 활발히 의견을 개진하던 이들이 숨을 죽인지는 이미 오래다.

이들은 "당 개혁이 본질에서 벗어나 의원들의 밥 그릇 싸움으로 전락한 만큼 더 이상 할 일이 없다"며 냉소와 무력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김부겸(金富謙) 의원은 "누가 대표가 되든 관심 없다"고 잘라 말했고, 안영근(安泳根) 서상섭(徐相燮) 의원은 이라크 전쟁 반대 성명에 서명하는 등 당론과 배치되는 독자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이들이 탈당을 염두에 둔 명분축적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나아가 4·24 재·보선 이후 집단 탈당해 민주당 신주류측과 정책연합을 시도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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