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관한 공포가 커질수록 사람들은 집에서라도 낙원의 모습을 찾기를 갈구합니다."디자인하우스가 주최하는 '서울 리빙 디자인 페어' 참석차 20일 한국을 찾은 프랑스의 뱅상 그레구아르(39)씨는 '2004년 인테리어 트렌드' 세미나에서 "외부로부터의 공포와 스트레스가 커질수록 현실로부터의 도피와 천국을 연상하게 하는 과장된 인테리어가 유행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초자연주의' '복고와 혼합' '탐미주의' '매혹적인 넝마주의' 등 네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그의 직업은 '생활양식 매니저(lifestyle manager)'. 그가 일하는 프랑스 넬리로디사는 기상 예보 같이 관련 정보를 종합해 사람들의 생활 양식을 예측하는 세계적인 '생활예보' 회사다. 인테리어 뿐 아니라 패션 음식 레저 등 삶의 모든 분야에서 사람들의 행동을 예측해 기업이 사회의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주업무다. 그레구아르씨가 함께 작업한 회사에는 하겐다즈, 크리스찬 디올, 샤넬 등을 비롯 삼성, 엘지, 태평양 등 국내 기업도 다수 포함돼 있다.
2002년에 이어 두 번째 세미나를 가진 그는 "한국의 디자이너들은 전통과 역사를 소중히 생각한다"며 "단순히 동양적인 디자인에 만족하는 일본이나 중국과는 달리 한국적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놀랍다"고 말했다. 최근 새로 지어진 인천공항이나 아셈 타워 등에 대해서는 "매우 세련되고 깨끗하지만 관엽식물 등을 통해 차가운 공간에 따뜻한 자연의 느낌을 더할 필요가 있다"고 평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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