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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원조 伊맛 한번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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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원조 伊맛 한번 보실래요"

입력
2003.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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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밀가루 반죽이 바삭바삭하네." "이게 정통 이탈리아식 피자에요." 피자는 원래 이탈리아가 원조. 그런데 새삼 정통 이탈리아식 피자 바람이 불고 있다. 그 동안 우리 입맛에 길들인 피자는 '아메리칸 피자'이기 때문이다. 최근 화덕에 피자를 굽거나 이탈리아 조리사들을 기용, 정통 이탈리아 방식의 피자를 선보이는 '피자리아'(피자굽는 집)들이 늘고 있다.이탈리아식 피자라면 얇은 빵으로 구워 바삭바삭 씹히는 맛이 전매특허. 엄청 뜨거운데서 짧은 시간 동안 구워내기 때문에 밀가루판이 얇고 기름기가 거의 없다. 반면 미국식 피자는 오븐에 조금 오래 구워내서 바닥의 밀가루판이 딱딱하고 치즈와 토핑이 풍부해 빵 같은 느낌이 난다.

서울 청담동 도산공원 앞의 피자리아인 '뽀뽈라레'. 테이블을 감싼 하얀 테이블보가 이탈리아 분위기를 물씬 풍겨내는 이 곳의 대표 메뉴는 '칼조니'와 '루콜라 피자'. 둥그렇게 민 밀가루 판을 반으로 접어 모양을 만든 뒤 구우면 공처럼 부풀어 오른 칼조니는 모양부터 남다르다. 또 피자 위에 생토마토와 이탈리아식 시금치랄 수 있는 루콜라를 얹어 먹는 맛 또한 이탈리아에서 먹는 피자 맛 그대로다.

고급 치즈를 푸짐히 사용하며 '큰 손'을 자랑하는 주인 전희선(36)씨는 "미국식 피자 맛에 익숙해 있던 어린 아이들이 한 번 먹어보곤 더 좋아한다"고 말한다. 1년전 문을 열었을 때에는 이탈리아의 음식 맛을 보려는 미식가들이 단골이었으나 요즘은 퇴근길에 피자를 싸들고 집으로 가는 이들이 부쩍 늘어났다.

서울 대학로의 '디 마떼오'는 이탈리아식 화덕을 사용하는 국내 피자리아 1호. ET 개그맨으로 유명한 이원승씨가 1998년 개업해 유명세를 탄 이 곳은 베수비오 화산재로 만들었다는 화덕을 사용, 담백한 피자를 구워낸다. 디아볼라 피자 등 28가지의 피자가 800도 이상의 온도에서 2분만에 달궈져 테이블에 오른다. 이씨는 "나폴리에서 클린턴이 방문할 정도로 유명한 피자리아 촬영을 갔다가 알게 된 조리사 부자를 초청, 피자집을 열었다"며 "처음 호기심으로 찾던 고객들이 이제는 '입맛'때문에 다시 찾아 온다"고 자랑한다. 지금은 3명의 이탈리아인 조리사들이 직접 피자와 파스타를 만든다.

화덕에서 구운 피자가 인기를 끌면서 화덕을 설치한 피자리아도 늘어나고 있다. 청담동의 빠싸빠롤라와 오찌 등은 최근 문을 연 화덕 피자리아들. 빠싸빠롤라에는 이탈리아인 조리사 2명이 일하는데 한 명은 피자만 전문적으로 굽는 '피자욜로'다. 다른 한 명은 일반 이탈리아 음식을 조리하는 쿠오코(요리사)로 각각 역할이 다르다.

여주인 이지형(43)씨는 "밀가루 음식을 먹은 후 속이 안좋다는 얘기를 하는 어른들이 많은데 이 곳에서는 예외"라고 말한다. 고급 재료와 유기농 야채, 맥주 생효모로 발효시킨 도우(밀가루 반죽)를 사용하는데 치즈가 안들어가는 담백한 맛의 '포카차'가 이 집의 별미다.

이태원 소방서 앞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 타볼라'는 한국인들보다 외국인들에게 더 유명하다. 손님의 70%가 외국인으로 모두 정통 이탈리아 피자와 정찬을 맛보려는 이들이다. 이탈리아에서 직수입한 햄, 베이컨, 치즈 등 본산지 재료만을 고집하는 주인 이다연(39)씨는 미국식으로 변형된 이탈리아 음식은 당차게 거부한다. 파스타의 일종인 까르보나라 조리에서도 전혀 크림을 사용하지 않으며 대부분의 파스타도 이탈리아식 그대로 약간 덞 삶은 듯한 것은 이집 만의 특색이다. "한국인의 입맛을 절대 따라가지 않는다."는 그는 "국내에서도 차별화한 이탈리아식 피자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라 타볼라 (02)793―6144

디 마떼오 (02)747―4444

뽀뽈라레 (02)544―0447

빠사빠롤라 (02)516―8589

오찌 (02)542―8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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