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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자신"…CEO 자사주 잇단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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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자신"…CEO 자사주 잇단 매입

입력
2003.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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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침체로 주가가 하락하자 개인 돈으로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최고경영자(CEO)나 대주주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증시가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판단 아래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너무 싸다"며 CEO로서 기업 경영에 대한 의지를 투자자들에게 전달하는 한편 앞으로 주가가 오를 경우 시세 차익까지 거두는 이중 효과를 노리고 있다.남중수 KTF사장은 19∼20일 이틀간 1억1,528만원을 투자해 자사 주식 5,000주를 주당 2만3,056원에 매입했다. 남 사장은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면서 회사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고 판단해 매입하게 됐다"며 "이번 주식 매입을 통해 주주와 동일한 이해관계를 가진 경영자로서 회사의 모든 문제를 주주 입장에서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사장은 KT 재무실장 재임 당시인 지난해 2월에도 KT주가가 하락하자 주식을 매입했었다.

이에 앞서 김승유 하나은행장도 이달 14일 SK글로벌 분식회계 파문으로 하나은행 주가가 폭락하자 개인 자금 4,290만원을 들여 자사주 5,000주를 사들였다. 김 행장은 "주식 매입이 SK 사태를 확실히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투자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주가는 김 행장의 주식 매입 이후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 반전, 20일 1만원을 회복해 김 행장은 평균 매입가(8,500원) 대비 17.6%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주가 하락기를 이용해 대주주와 CEO들이 경영권 안정 차원에서 주식을 사들이는 경우가 최근 크게 늘어났다. 영진닷컴은 이달 14일 최대주주인 이문칠 회장이 과도한 주가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10만주를 매입키로 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자사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 지난해 5월 46.9%였던 지분율이 올 들어 48.66%로 높아졌다. 일양약품 정도언 회장도 올 1월부터 3월까지 9만6,000여주(1.32%)를 매수해 지분율을 31.22%로 높였고 유성기업 유시영 대표도 최근 7만7,000여주를 장내 매수해 지분율을 55.53%로 올렸다.

대주주나 최고경영자 등 이른바 내부자들의 자기 회사 주식 매입은 기업의 자사주 매입과는 또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들은 기업 경영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위치에 있는 만큼 이들이 자기 주머니를 털어 자사 주식을 산다는 것은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졌거나 앞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내부자거래 및 계량분석 전문사이트인 아이스코어(www.iscore.co.kr) 박성준 팀장은 "최근 한달간 내부자가 주식을 사들이는 경우가 매도 보다 2배 이상 많다"며 "CEO의 주식 매입은 상징적인 의미가 강한 것이지만 내부자 스스로 기업가치를 판단하고 투자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자기 돈을 투자하는 것인 만큼 주가에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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