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개시한 20일 반전 활동을 위해 이라크에 남아있던 '이라크 반전평화팀 지원연대' 소속 한국인 활동가 3명 가운데 배상현(28)씨가 연락이 끊겨 가족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외교부와 요르단 캠프에 머물고 있는 반전평화팀에 따르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머물고 있던 한상진(38) 대표 등 일행 3명중 배씨는 전쟁에 반대하는 '인간방패' 역할을 위해 19일 밤 9시께 피폭 위험이 높은 북바그다드 발전소에 들어가 밤을 보낸 뒤 20일 오전 발전소에서 철수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오후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한 대표와 배씨, 유은하씨 등 3명은 이라크 민간인과 함께 생활하며 반전활동을 하기 위해 바그다드에 잔류했다. 현재 바그다드에는 이들 3명과 사진작가 조성수씨 등 4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외교부는 파악하고 있으며, 그동안 잔류 희망을 피력해왔던 이라크내 교민 5명은 지난 18일 전원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와 국경을 접한 쿠웨이트의 교민과 대사관 직원 등 20여명은 19일 전쟁이 개시될 것이라는 소식에 인근 사우디아라비아로 긴급 대피했다. 김동준 쿠웨이트 주재 한국교민회장은 "새벽에 개전 소식을 듣고 10여명이 추가로 사우디아라비아 접경 지역으로 이동하는 등 총 60여명의 교민이 대피했다"고 말했다.
쿠웨이트 주재 기업인들도 탈출 행렬에 가세했다. 현대건설 권오식 쿠웨이트 지사장은 "직원 20여명중 최소 필요인원인 3, 4명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내일부터 단계적으로 국경 지역으로 철수할 것"이라며 "현장에 남은 직원은 방독면을 가지고 생화학전에 대비한 교육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쿠웨이트 주재 최조영 대사는 "현재 직원 2명이 남아있으며, 현재까지 본국과의 연락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접경 지역에 있는 키난 리조트에서는 쿠웨이트 교민회 지도부가 대피한 교민들과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안전지역으로 이동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거주 유학생들은 경제적 부담 때문에 아직 대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될 경우 교민과 주재원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특별전세기를 파견할 계획이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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