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정마다 '카드 고해성사'와 신용카드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카드사 부실 우려로 정부가 카드 대수술에 나서면서 가정내 '카드 굴리기'도 변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많이 쓸수록 좋다'던 미덕이 이제는 '조심해야 할' 폭탄으로 둔갑했다. 그렇다면 가정에서 카드고민을 해결하고 카드대란을 피하는 묘안은 무엇일까.우선 가족 구성원들의 협조와 이해를 얻어 숨어있는 카드빚을 찾아내고 서로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카드연체 독촉은 당사자에게만 하도록 돼 있는 만큼 누군가 가족 몰래 카드빚에 시달리며 속앓이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청소년 신용불량자가 여전히 8,000명을 넘고, 아내 몰래 술값으로 카드를 긁었거나 남편 몰래 카드로 홈쇼핑 충동구매를 했다가 지금도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가족 구성원들이 카드사용 내역까지 파악하는 것은 어렵더라도 잔액과 채무관계를 공개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그래야 소액의 카드빚이 연체 이자 때문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앞으로는 연체회원과 연락이 안될 경우 카드사가 채무 내용을 직계 가족에게 알리고, 연체금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가족끼리 미리 대처하는 것이 좋다.
카드사들이 영업비용을 줄이기 위해 신용공여기간을 종전 40∼45일에서 30일로 단축시키기로 했다. 그만큼 카드 결제 고지서가 빨리 날아온다는 얘기다. 카드 회원이 물건을 산 후 신용카드 결제 대금이 청구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10일이상 짧아진다.
카드사들은 적자 축소를 위해 현금 서비스 수수료율도 이전 20.5%에서 최소 1∼2% 포인트씩 올릴 방침이어서 현금서비스 이용자의 수수료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가능하면 현금서비스는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한쪽 카드 연체를 다른 카드 현금 서비스로 갚는 '돌려막기'는 악순환의 지름길이다. 그나마 신용이 있는 이들이라면 연체금이 100만원을 넘으면 은행 마이너스통장으로라도 바꿔놓아야 한다. 가급적 여러 카드사의 빚을 한 곳으로 몰아두는 것이 좋다. 대표적으로 카드 연체금을 대출 형태로 전환하는 방법이 있다. 연체자는 원금과 연 24% 이상의 높은 이자를 감당해야 하지만 대환대출을 이용할 경우 적어도 연체대금을 한꺼번에 갚아야 하는 부담은 벗게 된다. 대환대출 이자가 연 17∼19%로 은행 대출이자보다 월등히 높긴 하지만 연체이자(24%)보다는 저렴하다. 3년이나 5년 상환이 있고, 3년의 경우 이자는 적지만 월 납입액이 많으며 5년의 경우 매월 부담액은 적지만 그만큼 이자 부담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카드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서비스 축소' 방침으로 그동안 카드 고객들이 누려왔던 무이자할부, 연회비 면제, 현금 서비스 수수료 할인 등의 각종 혜택이 크게 줄어드는 만큼 그동안 발급받은 여러 카드 가운데 수수료가 싼 1∼2장만 남기고 나머지는 폐기하는 것이 좋다. 연회비도 부활되는 만큼 주변의 권유로 마지 못해 만든 회원특전 서비스 카드 가운데 2만∼최고 20만원까지 하는 연회비 부담이 있는 카드는 필요하지 않다면 없애고 연회비가 저렴한 카드만 남겨야 한다.
'3분만에 대출 신청, 카드 대납' '당일카드 결제 대출, 카드고민 해결' '무이자 카드 즉시 대납'…. 인터넷이나 이메일 가운데 이런 유혹에 넘어가면 또한번 낭패를 보기 쉽다. 이 같은 광고들은 사채업자들이 신청자의 신용카드를 담보로 잡고 연체금을 대신 납부해 준 뒤 고객 카드를 이용해 물품을 산 것처럼 꾸며(허위 매출) 현금을 융통한 뒤 별도 수수료를 받는 카드깡(불법할인)인 경우가 많다. BC카드 채규영 과장은 "카드 빚을 내 쇼핑을 하거나 주식투자를 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무엇보다 카드 현금 서비스를 자제하고 소득 수준에 맞게 카드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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