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신용등급을 사수하기 위해 경제계, 종교계, 학계 인사 등을 총동원한 전방위 한국경제 알리기에 착수했다.정부는 우선 4월 초 김진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단장으로 뉴욕, 런던 등지에서 한국경제 설명회(IR)를 개최할 예정이다. 부총리가 참석하는 국가IR의 경우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차관보)과 국제금융과장이 수행하는 게 관례이지만, 이번에는 외교, 국방, 통일 등 외교안보 분야의 차관보급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라크전쟁이 단기에 끝나더라도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해외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가 쉽지 않다"며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 방문 때 호흡을 맞췄던 반기문 청와대 외교보좌관, 차영구 국방부 정책실장 등 외교안보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5월께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 직후 전경련과 함께 대규모 방미사절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재계 사절단에는 부시가(家)와 밀접한 교분을 맺어온 풍산금속 류진 회장, 부시 대통령이 주지사를 지낸 텍사스 오스틴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지난해 공화당의 텃밭인 앨라배마주에 자동차 생산법인을 신설한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등 30여명의 재계 인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장국현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우선 뉴욕, 런던, 프랑크푸르트 등에서 대규모 IR을 진행하고, 필요하면 싱가포르와 홍콩도 방문할 예정"이라며 "한국경제 및 기업에 대한 홍보는 영어에 능통한 IR분야의 최고 책임자들이 맡되, 오찬·만찬 등의 행사에는 부시 행정부 및 공화당과 친분이 두터운 재계의 최고위급 인사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미 공화당정권 때 주미대사를 지낸 김경원 사회과학원장, 미국의 보수층 종교계에 영향력이 있는 김장환 목사 등에게도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전경련 국제자문단에 소속된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외에 미 행정부와 월가에 영향력이 큰 스탠리 피셔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역임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현 씨티그룹 공동회장) 등을 경제단체의 고문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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