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기 침체기를 맞아 간접투자 상품인 CR리츠(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가 재테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주식시장 약세가 지속되고 은행 예금금리가 바닥을 기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상장한 CR리츠들의 배당실적이 시중금리보다 높고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신탁회사 최초로 K1 CR리츠를 출시한 한국토지신탁 등 7∼8개 회사가 발빠르게 추가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CR리츠는 주식을 발행,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기업체의 구조조정용 부동산에 투자해 생긴 수익을 나눠주는 상품. 일종의 부동산과 주식을 혼합한 퓨전(fusion)상품으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이상의 수익이 보장되고, 안정성도 높은 편이다. 현재 K1 CR리츠 등 4개사가 설립돼 운영중이고, 이 가운데 3개사가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지난해 수익률 7% 넘어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코크렙 CR리츠 1호는 지난해말 결산일 기준으로 10.25%(연 환산기준)의 현금배당을 하기로 했다. 이는 펀드 설립 당시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첫 목표배당률 8.38%보다 1.87%포인트 높은 것이다.
이 펀드의 자산관리회사인 코람코 관계자는 "당초 운용자산의 공실률을 3%로 예상했으나 실제 0.8%로 낮췄고, 주차장 유료화와 관리비용 등을 절감해 세전 순이익이 예상보다 18억원 정도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상장한 교보·메리츠 CR리츠 1호도 목표치(연 7.54%)보다 높은 연 7.67%의 수익을 배당했다. 이 같은 수익률은 2월말 현재 1년 만기 정기예금(연 4.6%대)이나 3년 만기 회사채금리(5.2%, AA-기준)보다 많게는 두배 이상 높다.
한국토지신탁이 발기인 대표로 참여한 K1 CR리츠는 배당률 9∼10% 목표로 현재 주식 상장을 준비중이다. 특히 K1은 세계 최대 금융기관인 GE캐피탈이 450억원을 투자,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상반기중 증자를 통해 650억원 규모의 신규 부동산 편입을 추진중이다.
CR리츠 주식은 주가 하락기에도 낙폭이 크지 않았다. 지난해 5월말 상장이후 지난달말까지 종합주가지수가 815.51에서 575.43으로 29.4%나 급락했지만 코크렙 CR리츠 1호는 5,230원에서 5,150원으로 1.5% 떨어지는데 그쳤다.
CR리츠 추가 설립 활발
배당수익률이 높게 나오면서 올 한 해 CR리츠 설립이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한국토지신탁이 기관투자가의 수요에 초첨을 맞춰 선보인 K2 CR리츠를 비롯해 교보·메리츠 2호, 코크렙 3호 등 총 자본금 6,000억∼7,000억원 규모의 리츠회사 7∼8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시장규모는 1조원대로 추정된다. 한국토지신탁이 K1 CR리츠 운영 경험을 토대로 준비중인 K2는 국고채 수익률(5.06%)보다 2.7%가량 높은 8%이상의 수익이 가능한 부동산을 주요 투자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국토지신탁 기획본부 고성태 팀장은 "주식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돈 굴릴 데가 없는 보험사·은행 등 기관투자가들이 리츠쪽에 부쩍 관심을 갖고 있다"며 "CR리츠가 유망투자사업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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