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관심사는 전쟁이 언제 어떻게 끝날까이다.미국은 조기 종전을 다짐하고 있지만 그러기에는 변수가 많다.
길어야 1개월
지금까지 미국 국방부 및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전쟁 시나리오에 따르면 미군은 전쟁 기간을 최대 한 달로 잡고 있다. 1991년 걸프전은 43일이 걸렸으며, 이 중 마지막 4일을 제외한 39일 동안은 10만여 회의 공습만 이뤄졌다.
이번 전쟁에서 미국은 48∼72시간 동안 폭격으로 이라크의 군사전략시설을 초토화한 뒤 곧바로 지상군을 투입할 계획이다. 따라서 수도인 바그다드를 함락시키기까지 길어야 열흘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거처를 알기 어려운 사담 후세인 대통령과, 최근 국방부가 작성한 '살생부'에 오른 이라크 지도부 인사 수십 명을 모두 찾아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미군은 델타 등 특수부대와 첨단 장비를 동원해 30일 안에 상황 종료를 선언하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라크 생화학무기 사용할까
미군이 가장 우려하는 암초는 이라크의 생화학무기이다.
생화학무기는 후세인 대통령이 보유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고 유엔 무기사찰단도 존재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후세인이 유엔 몰래 은닉해둔 생화학무기를 최후의 수단으로 또는 자포자기의 심정에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탄저균, VX 신경가스 등을 스커드 미사일이나 무인 항공기에 실어 국내에 침투한 미군 및 인근 쿠웨이트, 사우디 아라비아의 미군기지에 투하한다는 것이다.
인명 피해를 최대화함으로써 전쟁의 참상을 부각시켜 반전 여론을 높이기 위해서다.
일부에서는 "생화학무기를 사용하면 이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함으로써 미국의 전쟁 명분을 확인해주는 셈인 만큼 있다 해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정(油井)의 운명은
이라크의 또 다른 카드는 1,500여 개나 되는 유정이다. 이라크는 91년 쿠웨이트에서 퇴각하면서 유정 600여 곳에 불을 질러 진화에만 9개 월이 걸렸다. 당시 원유 손실량은 최소 10억 배럴에 달했다.
경제적 손실 차단과 환경 재앙 예방이라는 측면에서 유정 보호는 미군의 최대 과제 중 하나이다. 미군은 개전 직후 이라크 전역의 유정을 신속히 장악하기 위해 해병 15 원정대와 영국군 등 병력 수만 명을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후세인도 남부 바스라에 함무라비 사단 등 3개 사단을 배치해 놓고 있다. 미 abc 방송은 최근 후세인이 바스라 유전지대의 유정 700여 개 중 다수에 폭탄을 설치, 언제든 폭파시킬 수 있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라크는 거듭 "유정에 손대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후세인이 유정을 놓아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후세인의 앞날은
미국은 전쟁의 최종 목표를 후세인과 장남 우다이, 차남 쿠사이 등 최측근 제거로 못박고 있다. 따라서 후세인이 전후에도 권력을 유지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문제는 미국이 이들을 사살할 것이냐 아니면 생포 후 정치적 처벌을 가할 것이냐와 후세인이 얼마나 버틸 것인가뿐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사살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반전 여론도 무고한 이라크 민간인의 죽음을 우려하는 것이지 후세인의 목숨을 염려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미국의 부담도 적은 편이다.
반면 미국이 '세계 평화의 수호자'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후세인을 생포해 전범재판소에 넘길 수도 있다. 그러나 전범재판소에는 사형 제도가 없기 때문에 이렇게 될 경우 이들은 종신형을 받고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된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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