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자선수 부럽지 않다?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개막전인 웰치스프라이스 챔피언십에서 선수들이 뿜어낸 엄청난 비거리에 갤러리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손에 꼽을 정도로 소수였던 평균 비거리 280야드 이상의 장타자가 무려 10명에 달했고, 270야드가 넘는 선수는 34명으로 나타났다. 개막전 우승컵의 주인공인 웬디 둘란(호주)은 평균 285야드의 드라이버샷을 뿜어댔다. 지난해에 비해 20야드 이상 비거리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4라운드 후반 9홀만 따질 경우 비거리가 보통 306야드를 넘나들었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최장타자였던 존 댈리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여자 존 댈리'로 불리는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는 2라운드 전반 9홀에서 평균 304야드의 드라이버샷을 폭발시켰다. 이번 대회 평균 비거리는 285.4야드. 이밖에 줄리 잉스터(미국·276.9야드), 카리 웹(호주·275.5야드), 박지은(272야드) 등 톱랭커들도 270야드를 가볍게 날려보내는 선수군에 포함됐다.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는 대회 코스와 날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개막전 한 경기를 놓고 이를 일반화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지난해에 비해 최소 5야드에서 최대 20야드 이상 비거리가 늘어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두말할 것도 없이 장비(클럽과 볼) 덕분이다. 여기에다 선수들마다 과학적인 파워프로그램에 따라 웨이트트레이닝 등 체력훈련을 집중 실시하고 있는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1·2라운드 돌풍의 주역 김영(23·신세계)도 최근 2개월여 동안 아침 저녁으로 강도높은 체력훈련에 매달린 결과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10야드 정도 향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드라이버샷이 멀리 나간다고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니다. 이번 대회 공동 5위에 자리한 멕 말론(미국)은 252.9야드에 불과했다. 공동 2위를 차지한 벳시 킹(미국·263.3야드), 공동 4위 김초롱(265야드)도 상대적으로 짧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비거리가 20야드 늘면 두 클럽 짧은 아이언을 잡을 수 있어 그만큼 정교한 플레이가 가능하다"며 "경쟁자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해 비거리를 늘리려는 선수들의 노력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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