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진행중인 신(新)나치 정당의 불법화 헌법 소원을 둘러싸고 양측의 법정 공방을 주도한 두 인물의 기구한 인생역전이 화제가 되고 있다.독일의 극우정당인 국가사회당(NPD)의 변호인 대표 호르스트 말러는 1970년대 극좌파 게릴라 단체인 적군파의 변호사로 활동하다 나중에는 적군파 활동에 가담해 투옥까지 경험한 인물. 하지만 최근 독일제국 건설을 지지하는 극우 민족주의자로 변신해 외국인에 대한 증오를 드러내며 NPD의 주요 인물로 부상했다. 그는 9·11 테러를 찬양한 혐의로 2건의 재판에 회부되기도 했다.
반면 독일 정부를 대표해 헌법 소원 제출에 앞장선 오토 쉴리 내무장관은 70년대 인권변호사로 말러와 함께 적군파 변호를 맡았고 말러가 적군파 가담 혐의로 기소되자 그를 변호하기도 했다. 쉴리 장관은 그러나 말러의 적군파 가담 이후 정계에 입문, 국내 치안을 담당하는 내무장관을 맡고 있다.
오랜 인연의 두 사람은 NPD 불법화 헌소에서 마주쳤으며, 2년 동안 계속된 법적 분쟁에서는 일단 말러가 18일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NPD의 위헌 여부에 대한 증거가 추가로 제출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 두 사람은 조만간 재대결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베를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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