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0일 오전 10시(한국 시간)를 최후통첩 시한으로 해서 이라크 공격 준비를 서두르는 가운데 프랑스, 독일 등이 대미 비난 수위를 높이고 반전 시위가 격화하는 등 이라크 전쟁을 둘러싼 국제 사회 분열이 깊어지고 있다.걸프 해역에 대기중인 미국과 영국의 항공모함들은 19일 토마호크 미사일 발사와 전폭기 출격 준비를 마쳤으며 쿠웨이트에 주둔한 미·영 지상군은 이라크 국경 비무장지대로 진격해 수시간 앞으로 다가온 공격 개시에 대비했다.
반면 이라크 군인 15명이 국경을 넘어 쿠웨이트로 들어가 미군 부대에 투항했다고 미군 관계자가 밝혔다.
이에 앞서 애리 플라이셔 미 백악관 대변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이라크 대통령)에게 48시간의 시한을 주었지만 (개전)시간은 우리가 선택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면서 "후세인이 이라크를 떠나는 경우에도 미군과 연합군은 평화적으로 이라크로 진격, 대량살상무기를 해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뉴욕 타임스는 국방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 "후세인이 최후통첩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48시간 시한 전이라도 미국은 공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CNN 방송은 "미국은 이르면 최후 통첩시한인 20일 오전 10시 직후에 공격을 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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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과 함께 전쟁 개시 시점과 공격 작전 등에 대한 점검을 마치고 걸프 지역의 사령관들에게 전쟁 준비 태세를 갖추라고 명령했다. 미 정부는 이라크 공격의 작전명을 '이라크 자유 작전'(Operation Iraqi Freedom)이라고 명명했다. 이에 맞서 이라크 의회는 19일 비상회의를 열고 사담 후세인 대통령에 이라크를 떠나라는 미국의 최후통첩을 만장일치로 거부했다.
미국의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한국 일본 스페인 호주 등 공개 지지를 표명한 30개국을 비롯 총 45개국이 이라크공격 지지를 표명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프랑스와 독일 등은 "미국의 일방적인 이라크 공격은 국제법상 정당화할 수 없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프랑스 러시아 독일 등 미국의 군사 행동에 반대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은 19일 오전(현지 시간) 미국 영국 등이 불참한 가운데 안보리 외무장관 회담을 열어 이라크 사태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부시 미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주석 등과 전화 통화를 갖고 이라크 사태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으나 개전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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