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최후통첩 직후 미국 내에서는 전쟁을 지지하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워싱턴 정가를 중심으로 유엔 결의안 철회를 둘러싼 외교 실패 비난 공방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미국 민주당의 상원 대표인 톰 대슐 의원은 부시 정부의 외교력 부재를 비난한 발언과 관련, 18일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집중적인 성토를 받았다.
대슐 의원은 17일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 연설 직후 "부시 대통령이 참담하게도 외교에 실패, 전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대통령이 외교적 노력을 다하지 못해 우리의 생명을 포기해야 하는 현실이 슬프다"고 주장했다.
대슐 의원은 18일 기자회견에서는 1991년 당시 아버지 조지 부시 대통령이 국제적 지지 속에 걸프전을 이끌었던 상황과 현 부시 대통령의 외교 실패를 비교하며 "과거의 외교적 성공을 지금도 보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공화당의 빌 프리스트 의원은 "전쟁이 시작되기 전 카운트 다운 상황에서 나온 대슐 의원의 발언은 지극히 실망스럽다"고 비난한 뒤 "우리의 외교는 실패했으나 부시 대통령은 외교를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았다"며 부시 대통령을 옹호했다. 릭 센터럼(공화) 의원은 아예 "대슐은 프랑스식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미 언론들도 부시 대통령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 타임스는 18일 '외교적 폐허 속의 전쟁'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번 전쟁은 외교적 실패로 점철된 시대의 결정판이며 최소한 한 세대 만에 워싱턴이 저지른 최악의 실책이 될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 사설은 또 부시 행정부가 독선적이고 일방주의적 외교로 동맹국들의 반발을 초래해 대서양 양안 관계와 미·러, 미·중 관계, 미국과 이슬람권의 관계를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유엔 승인 없이 전쟁에 나서는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와 abc 방송이 공동 조사해 19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71%가 후세인 대통령을 축출하는 현실적 방법으로 이라크 공격을 택한 부시 대통령의 결정에 지지를 보냈다.
1주일 전 독자적 이라크 전쟁 지지율이 59%였던 것과는 큰 차이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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