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최후통첩으로 중동지역 수출이 직격탄을 맞아 자동차와 반도체, 정보기술(IT)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위축될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계는 또 비상조치 계획에 따라 직원 대피, 사업장 보호, 비상 경영대책 가동 등 전시비상대책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중동 수출은 이미 올스톱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중동지역의 수출 및 물류수송은 신규 주문이 끊기고 선적 보류요청이 밀려드는 등 사실상 중단상태다. 지난해 대(對)중동수출은 92년부터 연평균 7.9%의 성장을 거듭, 지난해 75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4.6%를 차지했다.
큰 피해가 우려되는 부분은 플랜트 및 대형공사 수주. KOTRA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동 플랜트 수주는 49억9,000만달러로 전체 플랜트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9.1%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6개월 이상의 장기전이 될 경우 최소한 24억 달러의 수주 차질이 빚어지고, 전쟁이 2∼6개월 사이에 끝나도 피해액은 8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장기전으로 갈 경우 자동차 수출이 16%이상 감소하고 가전제품도 14.5% 줄어드는 등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는 이라크전으로 소비심리가 전세계적으로 위축되면서 미국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 수출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직원 대피 중동지역에 주재원만 30여명을 두고 있는 삼성은 이미 주재원 가족들을 귀국시켰으며 직원들도 유럽지역이나 중동내 안전지역으로 대피하고 있다. 현대건설도 이라크 바그다드지사에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을 지난달 중순 요르단으로 철수시켰다. 쿠웨이트에 거주해온 한국인 직원 가족 55명도 최근 귀국을 완료했다. 이라크 국경에서 650㎞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해양 석유생산 설비공사를 벌이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한국인 50명을 포함한 직원 500명과 장비를 아랍에미리트로 대피시킬 계획이다.
대림건설은 쿠웨이트 현장관리를 위해 직원 6명만 남기고 전원을 철수시켰다.
재계 비상경영 가동 이미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재계는 전쟁 추이와 유가, 환율 등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경영환경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에너지 절약, 소모성 경비 축소 등 비용절감과 기업 체질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전쟁으로 유가뿐 아니라 환율과 세계경제까지 크게 요동칠 경우 투자계획 등을 전면 수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재계는 이라크전이 속전속결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건설업계와 항공업계를 중심으로 전후 복구특수에 대비한 대책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철기자 kckim,@hk.co.kr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