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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黨 갈수록 커지는 삐걱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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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黨 갈수록 커지는 삐걱소리

입력
2003.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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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이 총체적으로 난조다. 대통령의 여당 당론 거부, 여당 대표의 청와대 비판, 당무위원의 대통령 탈당 요구 등 전례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18일 모여 대책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해법이 나오진 않았다. 원인이 뭘까. 파장은 어디까지 미칠까.영남 청와대·호남 당의 숙명적 갈등

여권의 난조는 '영남 청와대'와 '호남 집권당'이라는 유례없는 권력구조에 1차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노 대통령은 호남을 주 지지기반으로 해 당선됐지만 자신뿐 아니라 핵심 참모가 모두 영남 출신이다. 집권 이후 각종 인사에서 전 정권에서의 불균형 시정을 명분 삼아 영남 지분을 늘렸다.

내년 총선에서도 지역당 구도 타파를 내세워 '영남으로의 동진(東進)'을 추진할 태세다. 영·호남이 찬반 양쪽으로 뚜렷이 갈렸던 특검법 문제에서 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은 영남을 의식한 전략적 결정이었다는 데 이론이 없다. "민주당은 국민 전체를 바라보면서 미래지향적으로 변화해달라"는 노 대통령의 이날 청와대 회동 발언도 당의 '탈(脫)호남'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당은 여전히 호남 유권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주요 지지기반이 호남 표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최근 정부기관의 요직 인사 결과와 특검법 통과는 명백한 '영남 편향적' 조치다.

17일 당무회의에서 서울이 지역구인 신주류의 이해찬 의원이 민주당 지지자들의 정서를 강조한 데는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정계개편 불안감·신주류 리더십 부재

이 같은 당·청의 코드 불일치는 필연적으로 청와대 주도의 정계개편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여당의 불안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여당 의원들은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청와대와 각(角)을 세우는 게 불가피하다.

여권의 정국 운용 구도가 자꾸 얽히고 여당내의 콘센서스가 잘 모아지지 않는 데에는 이런 속사정이 있다.

노 대통령의 지원 아래 민주당의 핵심세력으로 부상한 신주류가 충분히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이들은 폐쇄적인 자파 모임을 통해 당의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하고 있어 '당내당'이라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당·정, 일체에서 분리로

DJ정부까지만 해도 당·정은 여권의 울타리에 묶인 한 몸이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당·정의 분리는 현실이 되고 있다. 노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18일 청와대 회동에서 당과 청와대의 정례회동을 결정했지만 이는 의례적인 절차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노 대통령은 특검법 문제를 다루면서 야당을 직접 상대했다.

이런 청와대의 실체적 당·정 분리 시도는 민주당의 크로스보팅 증가 등 의원들의 국회 투표 행태에 직접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충분하다.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부분의 의원, 특히 호남 의원의 경우 노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자력갱생을 도모하려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이미 소장, 중진을 가리지 않고 민주당 의원들은 지역구에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런 모든 분위기가 결국 여권의 혼돈, 더 나아가 정치권 전체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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