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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척박한 환경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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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척박한 환경 2

입력
2003.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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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는 강원도 홍천에서 사과 과수원을 가꾸고 있다. 지난 겨울 그 집에 갔더니 아침 기온이 영하 20도였다. 심은 지 한 해밖에 안 되는 사과나무들이 새파랗게 얼어 어린 가지를 떨고 있었다. 다른 과수원의 과일나무는 짚으로 싸주기도 하던데, 이러다가 다 죽고 말겠다고 나는 주인의 무심함을 나무랐다.그의 대답은 이랬다. "사과나무는 영하 25도까지 견딘다고 책에 나와 있어요. 나무를 위한다고 어릴 때부터 지나치게 보호하면 나무가 게을러지고 약해지기 때문에 안 그러는 거예요. 난 거름도 봐가면서 조금씩만 할 생각이고 농약도 최소화했다가 한 3, 4년 뒤부터는 전혀 치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렇게 하면 사과나무들이 살아 남기 위해서 제 나름으로 힘을 키우고 열심히 적응을 하게 될 거예요.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수확량을 최대로 해서 투자의 본전을 빨리 뽑아낸 사과나무는 십오 년만 지나면 나무 자체가 늙고 열매는 푸석푸석한 게 맛이 없어요. 난 사과나무와 행복하게 이십 년이고 삼십 년이고 같이 살고 싶어요. 난 사과나무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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