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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명분없는 전쟁이 부를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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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명분없는 전쟁이 부를 비극

입력
2003.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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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미국대통령이 최후통첩을 보냄으로써 이제 대 이라크 전쟁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20일 10시(한국시각)까지 이라크를 떠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이라크를 공격할 것이다. 얼마나 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얼마나 깊은 전쟁 후유증이 인류를 괴롭힐지 모른다.이라크 국민들이 겪을 비극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독재자 밑에서 고통 받아 온 그들이 이제는 전쟁으로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그들이 화를 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후세인의 망명이나, 그 희망은 실낱같다.

우리는 미국의 일방적인 전쟁이 세계평화에 기여할지 회의적이다. 우선 미국과 영국은 유엔 안보리의 권능을 무력화했다. 유엔은 탈냉전 이후 국제분쟁해결에서 국제사회의 여론을 수렴하여 평화를 정착하는 데 나름대로 기여해 왔다. 따라서 이 전쟁으로 유엔이 무력화할 경우 국제질서는 힘의 논리와 테러만 판치는 통제불능의 상태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또한 이 전쟁으로 미국은 민주주의 지도국으로서의 도덕성을 잃고 단지 패권국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는 인류발전에 도움이 안되며, 미국의 앞날에도 이롭지 않다. 미국이 예상대로 전쟁에 이기더라도 이것은 상처뿐인 영광에 불과하다. 파행적인 모습의 새 국제질서가 도래할 가능성마저 있다.

전쟁을 우려하는 것과 전쟁에 대비하는 것은 별개다. 정부는 만반의 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유가의 동요 등 국제경제상황은 전세계가 겪을 일이지만, 교민 및 공관의 보호와 국적 항공기의 보안 등 우리의 특수한 사정을 감안한 면밀한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정부는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적극지원의사를 천명했다. 전쟁에서 동맹국의 지위는 위험이 따르게 마련이다. 예기치 않은 어려움의 돌출 가능성에 항상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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