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발발이 임박하면서 중동지역 수출 물량이 줄어드는 등 '전쟁 변수'로 고민하는 업체가 대부분이지만, 일부 업체는 오히려 '전쟁 특수'를 노리고 계산기를 두드리며 개전(開戰)을 맞고 있어 대조적이다.1991년 걸프전과 2001년 9·11 사태 이후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상황을 위성방송으로 보려는 수요가 몰려 짭짤한 특수를 누렸던 위성방송 수신기 제조업체들은 벌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중동지역에 매달 5만대 이상 수출을 해왔던 휴맥스는 최근 특수를 예상하고 생산라인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나름대로 준비를 마쳤다. 휴맥스의 한 관계자는 "9·11 직후 매출이 30% 정도 늘었다"면서 "전쟁 상황이 얼마나 생중계 될 수 있는지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이번에도 3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쟁 특수품은 휴대폰. 전쟁처럼 긴급한 상황에서는 휴대폰을 통해 가족, 연인, 친구 등이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경우가 많아져 자연스럽게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중동의 대표적인 분쟁지역인 이스라엘은 긴장국면이 조성될수록 휴대폰 판매량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전쟁 특수는 물론, 전쟁을 계기로 중동지역 휴대폰 시장이 급성장해 지난해 200만대에 불과했던 판매량이 올해는 4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잘 터지는 휴대폰이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 성능 좋은 제품 위주로 공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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