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7일 밤 8시(한국 시간 18일 오전 10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그의 아들들에게 48시간 내 이라크를 떠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부시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영국, 스페인이 이라크 공격의 승인을 받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했던 결의안을 철회한 직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그 시간 이후 우리가 정한 시각에 군사적 행동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라크가 최후통첩을 무시할 경우 미국은 48시간 시한이 끝나는 미 동부시간 19일 밤 8시(한국시간 20일 오전 10시), 바그다드 시간 20일 새벽 4시 직후 전쟁을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A3·14·15·16면
부시 대통령은 또 기자들과 무기 사찰단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에게 안전을 위해 즉시 이라크를 떠날 것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가 그 책임에 따라 행동하지 못했다"고 비난한 뒤 "미국은 우리의 안보를 위해 무력을 사용할 자주적 권한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군인들에게 이라크 정권을 위해 싸우지 말 것과 유전에 방화하지 말 것을 경고하면서 "전쟁 범죄자들은 처벌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토안보부는 부시 대통령의 연설에 맞춰 테러 경보를 두 번째로 높은 위험을 뜻하는 '코드 오렌지'로 한 단계 높였다.
이라크 지도부는 이날 긴급 회의를 갖고 미국의 최후통첩을 공식 거부키로 결정, 전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부시야말로 세계 최고의 전쟁광"이라며 결사항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전쟁을 정당화할 만큼 이라크는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 못한다"며 "미국은 유엔 승인을 거치지 않은 무력사용에 대해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외교적 방법 이외의 해결책은 잘못이며 불법"이라고 비판하는 등 부시 대통령의 최후통첩 직후 그 동안 무력행사에 반대해 온 국가들의 비난과 유감 표명이 잇달았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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